미국이 30일(현지시각) 이동형 탐사로봇(로버) ‘퍼시비어런스(Perseverance)’를 화성을 향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그러나 퍼시비어런스를 싣고 화성으로 향하는 우주선 ‘마스 2020’에서 기술적 장애가 발생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주선이 안전 모드 상태로 들어갔다”며 우주선이 현재 기술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필수 시스템을 유지한 상태에서만 운행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기술적 장애’가 구체적으로 어떤 상태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NASA는 우주선이 지구의 그늘 구간에 있을 때 우주선 선체 일부의 온도가 예상보다 낮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원인을 추정했다.
앞서 NASA는 이날 오전 7시 50분(미 동부 시간 기준)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다섯 번째 화성탐사 로버인 퍼시비어런스를 쏘아 올렸다.
퍼시비어런스는 인류 역사 최초로 화성의 토양과 암석을 채취하고 보관해 지구로 돌아가는 탐사선에 넘기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퍼시비어런스는 로켓이 정상적으로 비행한다면 5억500만km를 날아가 내년 2월 18일 화성의 ‘예제로 크레이터’에 착륙하게 된다.
◇ 생명체 흔적 찾기 대장정…내년 2월 착륙 예정
화성 탐사선 발사는 26개월에 한 번씩 지구와 화성의 거리가 가장 가까워지는 시기에 이뤄져야 하는데, 7월 중순~8월 초 사이가 발사의 적기였다.
퍼서비어런스는 최종 단계에서 차질이 생겨 세 차례 발사가 연기된 끝에 이날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화성에서 탐사 임무 수행하는 ‘퍼서비어런스’ 상상도 (사진=연합뉴스)아틀라스V 로켓에 실린 퍼시비어런스가 기술적 장애를 극복하고 정상적인 항해를 하게 될 경우 약 7개월뒤 화성의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예제로(Jezero) 크레이터’에 착륙하게 된다.
지금까지 화성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과 구소련뿐이다. NASA는 지금까지 모두 8번 화성 착륙에 성공했고, 특히 최근 네 차례 로버 발사 때에는 모두 착륙에 성공한 바 있다.
퍼시비어런스는 NASA 화성탐사 로버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정교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길이 3m 가량의 자동차 크기로, 6개의 바퀴가 달렸고 카메라와 마이크, 레이저, 드릴 등 고성능 장비도 장착됐다.
탐사임무는 고대 생명체 흔적을 찾고 지구로 가져올 토양과 암석의 샘플을 채취해 보관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예제로 크레이터는 30억∼40억 년 전 강물이 흘러들던 삼각주로 추정돼 유기 분자와 미생물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퍼시비어런스가 토양·암석 샘플 등을 채취해 수십 개의 티타늄 튜브에 담아 화성의 약속된 장소에 보관하면, 추후 발사될 또다른 로버에 의해 수거돼 다른 우주선에 전달된 후 오는 2031년 지구로 보내지게 된다.
또다른 임무는 각종 장비와 기술을 시험하며 화성 유인탐사의 길을 닦는 일이다.
퍼서비어런스에 실린 1.8kg의 소형 헬리콥터 ‘인제뉴어티'(Ingenuity)는 화성에서 첫 동력 비행을 시도한다. 인제뉴어티의 시험 비행이 성공하면 화성 항공 탐사도 가능해진다.
또 화성 대기에서 산소를 뽑아내 로켓 추진 연료용과 호흡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실험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