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지 23주년 되는 날인 오는 7월 1일부터 홍콩보안법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명보 등 홍콩언론들은 존 리 홍콩 보안장관이 지난 24일 입법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취지로 얘기했다고 보도했다.
리 장관은 전인대의 홍콩보안법 통과 즉시 이 법이 시행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홍콩보안법은 통과 즉시 기본법 부칙에 삽입돼 홍콩 법률이 되며, 공포 당일에 효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보안법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를 통과하고 홍콩기본법 부칙에 삽입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3일에 걸쳐 홍콩보안법 초안을 논의한 데 이어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다시 임시회를 소집한 상태다. 따라서 오는 30일에는 홍콩보안법이 상무위를 통과할 것이 확실시 된다.
전인대 상무위를 통과한 보안법은 홍콩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기본법 부칙에 삽입되어야 하지만 홍콩입법회 의결 등을 거칠 필요 없이 홍콩 정부의 발표만으로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홍콩 반환 23주년을 맞는 7월 1일부터 보안법이 홍콩 전역에서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쇼핑몰서 열린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사진=연합뉴스)홍콩 반환 22주년인 지난해 7월 1일에는 5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송환법 반대를 외쳤지만 올해는 홍콩보안법이 효력을 발휘하면서 사뭇 다른 광경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홍콩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50명 이상 모이는 모임을 금지한데다 보안법까지 효력을 발휘하면서 지난해 같은 대규모 시위는 물론 중국 정부의 보안법 제정 방침 이후 간간이 있어왔던 수천명 단위의 시위도 힘들어질 전망이다.
홍콩보안법은 위반하면 최소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무서운 법이다. 홍콩의 유일한 전인대 상무위원인 탄야오쭝(譚耀宗)은 “홍콩보안법 형량은 최소 5년, 최장 10년 징역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탄야오쭝은 또 “홍콩 정부 인사에 대해 미국의 제재를 촉구하는 행위도 ‘외국 세력과 결탁’으로 처벌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해 홍콩보안법이 홍콩인들의 집회와 시위를 막는 강위력한 도구가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보안법 위반 피의자가 무기한 구금될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보안장관 존 리가 보안법을 위반한 피의자를 심문하고 조사하기 위해 특별 구치소가 만들어져 당국이 피의자를 무기한 구금할 수 있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사법 집행은 관련 법률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해 사실상 특별 구치소의 존재를 시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사진=연합뉴스)한편 홍콩변호사회는 홍콩 행정장관이 보안법 관련 재판을 담당할 판사를 지명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일반적인 사법관례에 어긋나며, 홍콩의 사법독립을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특정한 상황에서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보안법에 대한 사법 관할권을 행사하고 피의자가 중국 본토에서 재판받을 수 있게 한 것에 대해서도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