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이 예상대로 30일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를 통과해 내일(1일)부터 홍콩에 적용되면서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불리는 조슈아 웡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조슈아 웡을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온라인에서는 조슈아 웡 등 홍콩보안법이 효력을 발휘하면 잡혀가거나 체포된 24명의 민주인사 명단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웡은 이날 체포와 투옥을 각오하고 자신이 이끄는 당을 탈당해 개인자격으로 끝까지 싸우겠다며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섰다.
조슈아 웡은 보안법 통과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홍콩보안법이라는 악법 통과와 인민해방군의 ‘저격 훈련’ 공개 등 홍콩의 민주 진영은 이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10년 이상의 투옥과 가혹한 고문, 중국 본토 인도 등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엄혹한 운명이 눈앞에 놓인 상황에서 개인의 앞날을 헤아릴 수 없게 됐지만, 이를 짊어지려는 용기를 가져야 할 것”이라며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당에서도 탈퇴해 개인 자격으로 신념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24세인 조슈아 웡은 지난 2014년 17살의 어린 나이에 79일 동안 시위대가 홍콩 도심을 점거한 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우산 혁명’을 이끌면서 전세계에 이름을 날렸다. 지난해 송환법 반대시위 때도 미국과 대만 등을 방문해 홍콩시위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도 출마하려 했지만 당국이 후보자격을 주지 않아 무산되었다.
그는 스스로 보안법인 통과되면 자신이 제일 먼저 체포될 것이라고 공언해 왔고, 1989년 티엔안먼 민주화 시위의 주역으로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왕단(王丹)도 웡과 반중성향의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의 체포를 예견했다.
홍콩보안법 시대가 현실화 되면서 그가 언제 체포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웡이 자신이 이끌던 당을 탈당하고 개인자격으로 싸우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지만 중국을 견제할 나라가 없는 상태에서 웡의 체포는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조슈아 웡 트위터 캡처)그는 곧 체포될 것을 각오한 듯 트위터에는 “내 목소리가 당장 들리지 않아도 국제사회가 계속해서 홍콩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자유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길 바란다”는 글을 올려 국제사회의 지지와 관심을 당부했다.
조슈아 웡과 함께 우산 혁명의 주역 중 한 명인 데모시스토당 당원 아그네스 차우(周庭)와 네이선 로(羅冠聰) 전 주석 등도 이날 당 탈퇴 의사를 밝히고, 개인 자격으로 저항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조슈아 웡 같지는 않다. 일부 반중전선에 가담했던 일부 인사들은 도피하거나 운동 중단을 선언했다. 홍콩 독립을 주장해온 ‘홍콩독립연맹’ 창립자 웨인 찬(陳家駒)은 네덜란드로 피신했고, ‘홍콩 자치’를 주장해온 학자인 친완(陳雲)은 운동 중단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