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에서 백신을 미리 당겨오는 ‘백신 스와프’가 불발된 것에 대해 미국은 고소득 국가에 코로나19 대응을 잘 하고 있는 한국에 백신 공급을 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저소득 국가도 있는데 韓에만 공급 어렵다” 미국 스와프에 난색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4일 기자 브리핑에서 백신 스와프가 불발된 이유에 대해 배경 설명에 나섰다.
이 관계자는 “미국 측은 백신 지원을 요청하는 나라가 너무 많다고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특정 국가와 스와프를 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잘 하고 있고, 소득수준도 높은데다 백신을 잘 확보한 나라로 평가되기 때문에 상황이 심각한 저소득 국가를 놔두고 미국이 한국에 백신을 공급하는 것에 난색을 표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처럼 미국은 공급 형평성 차원에서 백신 스와프를 거절했지만, 대신에 한국 군인 55만 명 전원에게 백신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면을 세웠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한국군 55만 명 백신 지원은 백신 공급 관련 형평성과 한미동맹에 대한 배려를 감안한 우리 측에 대한 특별한 조치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일주일 고강도 협상 끝에 ‘미래 동맹’ 준비…바이든 회담결과 대만족
청와대는 이날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의미와 성과를 환기하면서 뒷 이야기도 공개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대중-클린턴 대통령 이후 21년 만에 한미에 민주당 정부 들어서는 등 시대적, 역사적 의미가 큰 시기에 개최됐다”며 “70년 한미동맹을 되돌아보며 평가하고 미래 수십년간 동맹이 나아갈 방향 제시하고자 공동성명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문재인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오찬을 겸한 단독 정상회담 모습을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 트위터 캡처공동성명 문안을 조율하기 위해 국가안보실과 외교부의 팀들이 조기에 방미해 1주일간 하루 수차례씩 밀도있는 협상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현재 한미동맹에서 머무르는게 아니라 미래의 협력방향과 내용을 명히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며 “한국의 국제사회 역량이 그만큼 커져서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깜짝 임명된 것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환영했다. 또한 “성김 대표가 빠른 시일 내에 우리와 협상과 관련한 구체적 협의를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루스벨트 기념관을 방문한 것과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원래 같은 가치관과 생각을 갖고 있는 점을 알고 있었는데 문 대통령이 격이 없이 대해줘 감사하다”며 친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3월 미국 국무부, 국방부 장관이 동시에 한국을 방문한 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뜻으로 들었다고 말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장관들이 한국이 좋아서 돌아오지 않으려 할까 걱정했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회담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결과에 대만족을 하면서 문 대통령의 진솔한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참전용사의 명예훈장식에서 문 대통령의 진실성과 진솔함에 감동했다며 여러번 칭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