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러시아 전승절) 기념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서방의 군사 위협에 따른 대응이었다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재차 정당화했다. 일각에서 예상했던 전면전 선포는 없었고, 출구 전략과 관련한 언급도 없었다.
푸틴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서방의 군사 인프라가 전개되고, 수백 명의 외국 고문들이 일하기 시작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의 최신무기들이 정기적으로 공급되는 것을 봤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는 서방의 공세에 대한 선제 대응을 했다”면서 “이는 불가피하고 시의적절하며 유일하게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특별 군사작전의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또 “국제관계에서의 모든 이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서방 국가들에 안전보장조약을 제안하고 합리적 타협안 모색을 촉구했지만, 나토 국가들은 우리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러시아의 책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러시아계 주민에 대한) 또 다른 징벌적 작전과 크림을 포함한 우리의 역사적 영토를 침범하려는 준비가 노골적으로 진행됐고, 우크라이나는 핵무기 개발 가능성까지 천명했다”고 말했다.
해당 연설에 대해 전문가들은 푸틴이 전쟁을 끝낼 의지가 담겨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당장 핵전쟁 등 전면전으로 비화하지는 않겠지만 지금과 같은 양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