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소요사태로 미국 한인 가게 99곳 정도가 피해를 본 것으로 3일(미국시간) 주미한국 대사관에 집계됐다.
필라델피아가 50곳으로 가장 많았고, 미니애폴리스 10곳, 시카고 9곳, 랄리 5곳, 워싱턴D.C. 4곳 애틀랜타 4곳, LA 3곳 순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2곳씩 피해를 입은 지역이 윌밍턴, 벨뷰, 세인트루이스, 각 1곳씩 피해를 입은 곳이 프로비던스, 오클랜드, 클리블랜드, 루이빌, 훼잇빌, 마이애미, 버밍햄, 찰스턴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열거된 찰스턴(사우스캐롤라이나)의 한인 가게는 지옥과 천당을 오간 곳이다.이 곳 가게의 이름은 마마킴스(Mama Kim’s)다.
폭동이 가게를 덮친 것은 27일 밤이었다. 코로나19로 오랜 기간 가게 문을 닫았다가 막 영업을 재개한 때였다.인구 13만명의 이 도시 중심부에서 평화롭게 진행돼 오던 시위가 그날 밤 폭동으로 변질됐다.
K스트리트의 상당수의 가게가 마마킴스처럼 반달리즘의 희생양이 됐다.
그날 밤 미국 서부의 애리조나주 콘웨이에서 살고 있던 잭슨 젠킨스는 자신의 대학시절 추억이 머문 마마킴스 이야기를 접했다.
밤 11시가 넘은 상황이었지만 그는 주저 없이 모금사이트(gofundme.com)에 글을 올렸다.
“찰스턴 시내에 있는 한국식당 마마킴스는 수 년 동안 이 지역의 많은 생도들과 대학생들에게 좋은 음식과 휴식, 그리고 추억의 원천이 돼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가게가 코로나19로 사업에 영향을 받더니 오늘 밤에는 폭력사태로 파괴됐습니다. 성인(聖人)과도 같았던 그 사장님에게 이제 우리가 돌려줄 차례입니다. 기부금은 그녀에게 도움이자 선물이 될 겁니다.”
그리고는 자신부터 100달러를 기부했다.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마마킴을 돕자는 운동이 온라인을 타고 지역사회에 퍼진 것이다.
삽시간에 목표금액 5000달러가 초과됐다. 단순한 초과가 아니라 3배 넘는 금액이 모였다.모금사이트에 기부하지 않고 직접 가게를 찾아서 수백불 씩 놓고간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날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합판이며 공사도구를 가지고 오더니 가게 청소는 물론 합판으로 가게 전면을 덧대는 공사를 해주고 사라졌다.
대체 마마킴은 어떤 사람이기에 이 같은 온정이 답지했고, 잭슨은 왜 그를 ‘성자’라고 받들었을까?
폭동피해를 받기 전의 마마킴스 전경(사진=김영기 찰스턴 한인회장 제공)찰스턴 한인회 김영기 회장이 뒷이야기를 전했다.
마마킴이 이 곳에서 식당을 운영해 온지는 20년 가까이 됐다고 한다. 이 곳의 단골 손님은 이 곳에 위치한 두 대학교 학생이라고 한다. 군사학교로 유명한 시타델 대학과 찰스톤 대학이다.
주머니사정이 변변치 못한 학생들을 위해 마마킴은 매년 기부금을 내놓는 선행을 해왔다고 한다.
이 가게에서 술만 먹다가 “건강도 챙기라”는 말과 함께 따뜻한 공짜 밥 한 끼를 대접받은 대학생들도 상당수가 될 거라는 이야기도 전했다.그 가운데 한 명이 잭슨이라고 한다.
잭슨은 시타델 대학 풋볼팀 주장을 지냈다고 한다. 학교 퍼레이드 때 마마킴을 초대한 일도 있을 정도로 마마킴을 따랐다고 했다.
졸업 후 입대해서 아리조나에서 군 생활을 하던 잭슨이 지금도 마마킴을 못 잊고 결초보은을 한 셈이다.
그런데 그 기부 사이트를 뒤지다가 또 다른 기적을 발견했다.잭슨이 글을 올린 비슷한 시기에 맥그리거 켈릿이라는 사람이 역시 비슷한 취지의 글로 모금을 하고 있다.
이 곳의 목표액은 1000달러였다. 여기서도 이미 목표액은 넘어섰다. 맥그리거와 마마킴 사이에 어떤 인연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