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15초짜리 짧은 동영상 공유 앱 ‘틱톡’에 대한 미국내 사업을 접으라는 최후통첩을 받고 전전긍긍했던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미국 기업 오라클과의 기술협력을 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매각 협상을 벌여왔지만 중국이 기술 수출 금지 목록을 수정해 틱톡에 포함된 기술이 매각 금지 목록에 들어감에 따라 방향을 틀어 고객 정보와 업로드 영상 관리 등을 기술협력 차원에서 오라클에 맡기기로 한 것이다.
기술협력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틱톡 매각과는 상관이 없고, 틱톡의 핵심 기술이 이전되는 것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토종 미국 기업인 오라클이 데이터 관리를 맡는 방식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제기한 안보우려를 해소한다는 것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경제매체 CNBC에 출연해 오라클이 틱톡 미국 사업의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안전 파트너’가 되는 내용을 담은 신청을 지난 주말 바이트댄스로부터 접수해 이 문제를 이번 주에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라클은 므누신 장관의 발언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오라클(사진=연합뉴스)바이트댄스가 기술협력 대상으로 오라클을 선택한 것은 꽤 절묘해 보인다. 오라클 공동창업자이자 의장인 래리 엘리슨은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상당한 친분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자신의 저택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개최했고 4월에는 경제회생을 위한 백악관 자문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제 공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그동안 압박했던 매각이 아닌 관리를 승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틱톡 매각 방침과 상당히 거리가 있는 ‘기술 협력’ 방안을 수용할 경우 중국에 휘둘렸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 오라클에 특혜를 줬다는 논란도 예상된다.
반면에 오라클을 앞세워 안보위기를 해소하겠다는 바이트댄스의 요구를 걷어찰 경우 1억명에 가까운 미국 내 사용자의 틱톡 사용을 막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정부의 최종적인 결정은 오는 20일이 이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45일 안에 매각하라는 명령에 서명한 시점을 계산하면 이날이 매각 시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