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타워 점거한 시위대 98명 경찰에 연행

사진- 시위대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로이터

친 팔레스타인 활동가 석방요구

뉴욕 맨해튼 5번가의 트럼프 타워 로비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던 98명이 지난 13일 경찰에 연행됐다. 이들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며, 하마스 테러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 대응을 규탄하는 시위를 주도한 팔레스타인 학생 마흐무드 칼릴 구속을 반대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뉴욕 경찰(NYPD)은 진입하기 전에 시위대에게 퇴거를 거듭 명령했고, 무단 침입, 방해, 저항 등의 혐의로 이들을 체포했다.

시위대는 반시온주의 유대인 진보단체라고 주장하는 ‘평화를 위한 유대인의 목소리’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유대인으로서 우리는 트럼프 타워를 점거하여 우리의 의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들은 또한 “우리는 파시스트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이스라엘 정부의 학살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범죄화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대는 “이스라엘 무장을 중단하라”, “우리의 이름으로가 아니다”라고 적힌 붉은 티셔츠를 입고 “마흐무드에게 자유, 팔레스타인에게 자유”, “학생이 아닌 나치와 싸우자”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가 소셜 미디어에 올린 사진에는 경찰이 시위대를 건물에서 조직적으로 연행하는 동안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고 박수를 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트럼프 타워 밖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구금된 시위대가 대기 중인 버스에 실려 가는 모습과 다른 시위대가 인도에 서서 “마흐무드 석방!”을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카즈 도트리 뉴욕 공공 안전 담당 부시장은 현재까지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뉴욕시는 향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절차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한 30세의 미국 영주권자 마흐무드 칼릴은 지난 8일 뉴욕시 아파트 밖에서 체포되어 추방될 위기에 처해 있다. 그는 루이지애나의 이민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다. 판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아직 그를 추방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미 국토안보부(DHS)는 칼릴이 이스라엘 공격의 배후에 있는 테러 조직 하마스와 연계된 활동을 한 혐의로 반유대주의를 금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구금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에 “칼릴의 체포가 앞으로 일어날 많은 일 중 첫 번째”라며, “친테러, 반유대주의, 반미활동에 연루된 학생들을 추방하겠다”고 공언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미국 내 하마스 지지자들의 비자나 영주권을 취소하여 추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며 정부의 입장을 강화했다.

<심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