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년간의 백악관 생활을 끝내고 플로리다 자택으로 돌아갔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4시간 여 앞둔 19일 오전 8시 13분쯤(미국동부시간) 백악관 관저 앞 ‘사우스 론’ 쪽으로 나왔다.
백악관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집’을 나선 셈이다.
당시 먼 거리의 카메라가 포착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보며 상황을 중계하던 CNN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몰맨(작은사람)으로만 보인다”며 감격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마주하기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했고, 이 말을 받은 앵커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어떤 국민들은 이 순간을 너무 간절히 기다렸을 것이고, 다른 국민들은 아쉬워할 장면”이라고 말했다.
이 즈음 미국 언론사들은 앞다퉈 긴급뉴스로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백악관을 나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을 나서던 때 곁에는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만 지켰다.
평소와 달리 지지자들이나 백악관 관계자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기중이던 취재진을 향해 “일생의 영광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집이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성취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8시 15분 쯤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에 올랐다.
집을 떠나기 싫은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마린원은 4분 정도 지체한 뒤 19분 쯤 이륙했다.
대통령 부부를 태운 마린원은 워싱턴 상공을 가르고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향했다.
미국 TV방송사들은 워싱턴 시내 곳곳에 카메라를 배치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마지막 뒷모습을 담기에 분주했다.
마린원은 정확히 10분 뒤 8시 29분쯤 앤드루스 기지에 도착했다.
멈춰선 마린원 아래로는 레드카펫이 깔려져 있었고 이어 예포도 쏘아졌다.
그 곳에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마지막으로 환송하려는 지지자들이 도열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별인사에서 4년간의 자신의 치적을 재차 읊조렸다.
10여분간 이어진 작별인사의 마지막 말은 “잘 살고 계세요. 어떤 식으로 다시 돌아 오겠습니다”(Have a good life. We will be back in some form.)였다.
마지막 인사에서도 후임자인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 이야기는 끝내 없었다.
8시 47뿐 쯤 트럼프 부부는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1호기에 올랐다.
비행장에는 트럼프 정치유세장에서 항상 들을 수 있었던 ‘영맨'(Young man)이 흘러나왔다.
대통령으로서 진행한 마지막 행사 역시도 트럼프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정치행사로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
공군1호기가 플로리다를 향해 활주로로 미끄러져 나갈 무렵에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웨이’가 앤드루스 창공으로 흘러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