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기업이 소유한 틱톡과 위챗을 국가안보를 이유로 제재한 데 이어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阿里巴巴)에 대해서도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 같은 기업들에 대한 금지 조치도 검토하고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다른 곳들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에 얼마나 무게가 실려있는지는 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가 알리바바 제재를 직접 언급한 게 아니라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대표적인 기술기업 화웨이와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인 위챗 금지에 이어 다음 타깃을 찾고있는 상황이어서 ‘그렇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은 실행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경영에서 물러난 마윈이 1999년에 설립한 IT기업으로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淘寶)와 티몰을 운영하고 있으며 경쟁사 텐센트와 함께 중국 전자결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사진=연합뉴스)알리바바는 2014년에 뉴욕증권거래소에도 상장되었고 지난해에는 홍콩증시에도 상장되었다. 시가총액은 약 7200억 달러(약 866조원)로 지난 7월에는 미국의 페이스북을 제치고 세계에서 6번째로 비싼 상장회사 자리를 탈환했다.
이렇듯 중국의 자존심이자 자긍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알리바바를 제재할 경우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중국 정부가 자국내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에 나서게끔 만드는 요인이 되면서 미·중 갈등이 폭발할 수 있다.
그러나 재선이 최우선 목표인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지지율 급락을 만회하기 위해 반중 정서를 자극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알리바바 제재 카드를 들여다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이에 맞서 중국은 1단계 무역합의 이행을 위한 ‘조건’을 언급하며 중국 기업에 대한 차별 철폐를 압박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무역합의 이행을 자국 기업에 대한 제재 해제와 연동시키는 전술을 구사할 수도 있어 보인다.
런훙빈(任鴻斌) 중국 상무부 부장조리(차관보)는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1단계 무역 합의 이행을 위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제한적이고 차별적인 조치들을 멈추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중 1단계 무역합의의 일환으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중국이 자신을 기쁘게 하기 위해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많은 것을 구입하고 있다. 그들은 나를 기쁘게 하기 위해 그렇게 하고 있다”고 한 뒤 중국이 지난주 옥수수 구매 역사상 이틀간 가장 많은 양을 샀다며 많은 양의 대두와 육류도 구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