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정책…신흥국들의 성장을 다시 미국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사진: Financial Times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완화적인 재정정책과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식시장이 상승하고 달러 또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은 2016년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 이후 가격 움직임을 되풀이하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를 실행에 옮기면 더 큰 변화가 다가올 수 있다고 논평했다. 2018년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절반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후 위안화는 달러 대비 10% 하락하여 거의 1 대 1로 상쇄됐다. 그 결과 미국으로의 달러화 표시 수입 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었고 관세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저인플레이션 균형을 깨뜨리는 데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분석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이 더 큰 규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위안화 절하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과거사례의 경우 중국은 위안화 가치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중국 대중에게 퍼지면 자본이탈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2015년과 2016년 중국의 공식 외환 보유액이 1조 달러나 손실되는 대규모 유출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 이후로 자본 흐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지만,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 환율시장에서 위안화 가치하락을 앞당길 수 없도록 해야하는 것이 중국 정부의 과제가 됐다.

만약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기간 동안 언급한대로 중국산 모든 수입품에 대해 60% 관세율을 적용한다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50% 하락해야 수출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파이낸셜 타임스의 설명이다. 중국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여 이 수치를 줄이더라도 필요한 위안화 절하 규모는 전례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른 신흥국 시장의 경우 이러한 큰 폭의 위안화 절하는 지진에 가까운 충격이 될 것이며, 아시아 전역의 통화는 위안화와 함께 동반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당 언론사는 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어 원자재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은 관세 전쟁과 그에 따른 모든 불안정성을 글로벌 성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글로벌 무역은 달러화 표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달러가 상승하면 신흥시장의 구매력이 떨어진다. 원자재 수출국의 통화 가치 하락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고정환율제를 채택하는 신흥국들에게 불리한 상황이 전개된다. 미국의 관세부과가 시작되면, 중국처럼 자국의 통화를 평가절하해야 한다. 미국은 다른 어떤 신흥국들 보다 재정 여력이 많기 때문에 이런 정책을 사용할 가능성이 기대되고, 강달러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신흥국의 성장이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는 탈세계화의 한 징후이며, 이 역시 달러에 긍정적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논평했다.

<심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