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이 시속 130km 이상으로 달리는 자율주행 자동차 안에서 잠든 운전자를 적발하면서 안전 규제 강화 요구가 다시 일었다.
2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위스콘신주 경찰은 지난 16일 오전 8시께 케노샤 카운티의 94번 고속도로(I-94)를 달리고 있는 2019년형 테슬라 자동차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문제의 차량에 접근한 경찰은 운전자가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에 운전대를 맡긴 채 눈 감고 잠이 들었다는 판단을 내렸다.
경찰은 “시속 132km로 달리는 차 안에서 운전자는 머리를 숙이고 있었고, 도로를 살피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면서 “경광등과 사이렌으로 차를 멈춰 세우라는 신호를 보냈으나 반응이 없었다”고 밝혔다.
운전자는 3.2km가량 더 달린 후에야 기척을 느끼고 경찰 지시에 따라 차를 세웠다.
운전자는 시카고 북서 교외도시 팰러타인에 사는 38살 미툴 파텔로 확인됐다. 그는 경찰에 “차량을 구매자에게 인도하러 가던 중이었다”며 “피곤했지만 잠든 상태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자동조종(auto pilot) 기능을 작동하고 있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할 시 즉각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부주의한 운전’을 이유로 벌금 처벌을 내렸다.
미국 도로교통안전청(NHTSA)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과 관련해 조사를 벌인 교통사고 건수가 지난 3월 현재 총 27건이며 23건에 대한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에 따르면 자동차 자율주행 기능은 1~5단계로 나눌 수 있으며, 현재 테슬라의 FSD 기능은 2.5단계 수준이다.
테슬라는 FSD로 명시된 옵션 장착 차량을 판매하고 있으나, FSD가 실제 완전한 자율주행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따라서 운전자가 차량 운행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테슬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FSD 기능을 이용할 때도 운전자는 운전대에 손을 떼지 않은 채 언제든 직접 운전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FSD’ 또는 ‘자동조종’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운전자들을 오도한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