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첫 민간 유인우주선인 ‘크루 드래건’이 31일(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성공적으로 도킹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2명을 태운 크루 드래건은 미 동부 시간 31일 오전 10시 16분(GMT 14시 22분) ISS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지 19시간쯤 만에 도킹이 이뤄진 것이다.
미국 유인 우주선이 ISS에 도킹한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우주비행사 더글러스 헐리(53)와 로버트 벤켄(49)은 지상 400㎞ 상공의 우주궤도에서 짧게는 1달, 길게는 4달까지 머물며 연구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0)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이 국제우주정거장에 성공적으로 도킹하면서 민간 우주탐사 시대의 서막이 열리게 됐다.
크루 드래건은 기존의 우주선과 달리 전적으로 자동운항하는 데다가 테슬라 전기차처럼 터치스크린으로 조작되도록 만든 차세대 우주선이다.
기내 온도는 섭씨 18∼27도로 유지된다. 스페이스X의 화물 운반용 우주선을 유인 우주선으로 개조해 최대 수용인원은 7명이지만 이번에는 우주비행사 2명만 탑승했다.
‘데모-2’로 명명된 이번 비행의 임무는 크루 드래건과 로켓이 승객을 안전하게 태우고 우주를 다녀올 수 있는지 시험하는 것이다.
크루 드래건이 귀환하면 NASA와 스페이스X는 데이터를 분석해 이 우주선이 최대 4명의 우주인을 태우고 정기적으로 ISS로 다녀올 수 있도록 인증할 예정이다.
이번 발사는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미국이 상처받은 자존심을 추스를 기회가 될 전망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은 2011년 NASA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종료한 뒤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에 자국 우주비행사를 실어 우주로 보내왔다.
NASA는 “미국의 우주인을 미국 로켓에 태워 미국 땅에서 쏘아 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 장면을 직접 참관한 뒤 “믿을 수 없다(incredible)”며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스페이스X로서는 2002년 머스크가 화성 여행을 목표로 이 회사를 세우면서 시작한 실현되지 않을 것 같았던 긴 여정의 절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스페이스X와 NASA는 당초 지난달 27일 크루 드래건을 쏘아 올릴 예정이었으나 기상 문제로 발사 예정 시간을 16분 54초 남기고 카운트다운을 중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