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지난해 국내 혼인 건수가 역대 최저치로 추락했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0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1만 3502건이었다.
직전 연도인 2019년 23만 9159건 대비 10.7% 감소한 수치로, 통계청이 혼인·이혼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 이래 가장 적었다.
인구 1천 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 역시 4.2건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혼인 건수 감소율 10.7%는 혼인·이혼 통계 작성이 개시된 1970년 이듬해인 1971년 -18.9% 이후 가장 큰 감소율이다.
연도별 혼인(위)과 이혼 추이. 통계청 제공◇코로나19로 결혼 연기·취소 빈발에 국제결혼도 크게 감소
통계 작성 초기의 혼선 등을 고려하면 지난해 -10.7%가 혼인 감소율로는 사실상 역대 최고치인 셈이다.
앞서 1997년에도 혼인 감소율이 10.6%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는데, 이때는 1996년 ‘동성동본 혼인신고 특례조치’로 혼인신고가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컸다.
국내 혼인 건수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전년 대비 감소하면서 매해 사상 최저 기록이 바뀌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 사태가 혼인 건수 하락세를 부채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김수영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로 결혼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경우가 많았고, 특히 외국인 입국이 급감하면서 국제결혼이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결혼이민 입국자는 2019년 대비 무려 71% 감소했고, 외국인과 혼인 건수 또한 35.1%나 줄었다.
◇코로나19 이혼 감소에도 영향, 법원 휴정에 이혼 처리 지연
지난해 혼인 건수 급감은 ‘서비스업 생산지수'(2015년 100 기준)에도 극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김수영 과장은 “예식장이 포함된 ‘그 외 기타 분류 안된 개인 서비스업’ 생산지수가 2019년 95.0에서 지난해 62.2로 32.8포인트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이혼 건수 또한 코로나19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이혼 건수는 10만 6500건으로, 2019년 11만 831건보다 3.9% 감소했다.
전년 대비 이혼 건수가 감소하기는 2017년(-1.2%) 이후 3년 만이고, 지난해 -3.9%는 2015년 -5.5%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이혼 감소율이었다.
김수영 과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야기된 법원 휴정이 이혼 신청과 처리 절차를 지연시킨 것도 지난해 이혼 건수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