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2천포인트·유럽증시 7~8% 폭락
“국제유가 추가 하락 가능성”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 줄하향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유가하락이라는 악재가 더해지면서 뉴욕증시와 유럽증시가 폭락했다.
9일 미 뉴욕증시는 2008년 10월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폭락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는 7.8%, 2014포인트가 빠졌다.
S&P500지수는 7%나 빠지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매도물량이 홍수를 이루자 주식거래를 15분간 중지시킨 것이다.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97년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가 유럽에 빠르게 퍼지면서 경제 위기감이 확산돼 유럽증시도 7~8%대의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였다.
영국 FTSE 100은 전 거래일 대비 7.69% 하락한 5,965로 장을 마쳤고, 프랑스 CAC 40 지수도 8.39% 급락한 4,707로 마감했다.외신들은 FTSE 100의 낙폭이 2008년 금융위기 때 이후 12년 만에 최대라고 전했다.
독일 DAX 30 지수 역시 7.94% 내린 10,625로 장을 끝냈다. ‘9·11 테러’ 이후 19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긴급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가속화,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미국, 유럽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국제유가의 급락은 향후 세계경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지표로 통한다. 국제유가는 25% 가까이 폭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4.6%(10.15달러) 떨어진 31.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배럴당 30달러대는 지켰으나 하루 낙폭 기준으로는 걸프전 당시인 1991년 이후 최대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배럴당 30% 이상 급락해 거래되기도 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확산하면서 원유 수요가 감소하자 추가 감산을 논의했지만 러시아의 반대로 합의하지 못했다.
골드만삭스는 “OPEC과 러시아의 석유 가격 전쟁이 명백히 시작됐다”면서 2분기와 3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배럴당 30달러로 낮췄으며 최저 20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확산과 유가하락으로 글로벌경제 악화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 보다 높다. 주요 기관들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영국 경제 분석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5%에서 2.0%로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19가 아시아와 유럽, 북미 등 전 세계로 확산하면 올해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 2.9%의 절반 수준인 1.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세계 주요 금융사 약 500곳이 가입한 국제금융협회(IIF)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6%에서 1.0%로 내렸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코로나19가 덮치면서 경기 부진을 겪고있는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고 있다.
무디스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기본 전망치를 종전 연간 1.9%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달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6%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다시 1.1%로 낮췄다.
<저작권자(c) 노컷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