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예방에 90%의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 가운데 정부는 백신이 개발될 경우 내년 하반기 국내 접종을 목표로 실무적인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2부본부장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제기구를 통해 백신을 확보하고, 다른 국가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보고, 또 국내 전문가들과 함께 접종전략을 수정·보완하면서 콜드체인(저온유통)도 챙기는 등 여러 시스템을 완비하려면 아무래도 내년 2분기 이후 시점에나 확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일단 이를 목표로 해서 실무적으로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개발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이를 실제로 도입하고, 접종 뒤 이상반응을 모니터링하는 것 등도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또 “화이자 외에 다른 회사도 임상시험 결과를 각각 발표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일부 국가는 연내 접종이 시작되지 않을까 판단한다”며 “백신의 경우 다른 나라의 접종상황까지 보면서 침착하게 가야 하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권 부본부장은 화이자의 이번 임상 결과가 최종 결과가 아닌 만큼 시험이 마무리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은 10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화이자 코리아 본사 모습(사진=이한형 기자)권 부본부장은 “연령대별로 어떤 효과를 보였는지, 특히 치명률이 높은 60대 이상이면서 기저질환이 있는 군에선 방어율이 얼마나 되는지도 봐야 하고 백신을 맞은 뒤 배출하는 바이러스 양이 줄었는지도 관심사다. 부작용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경우 신속하게 확보하기 위한 국제협력을 다지면서 글로벌 제약사와 개별적으로 계약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우리나라는 전 국민의 20%에 해당하는 코로나19 백신을 내년에 확보하기 위해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 지난달 9일 확약서를 제출하고 선급금을 지불했다”며 “해당 회사(화이자)의 백신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후보지에 올라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글로벌 제약사와 양자 간 협의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선확보 노력의 막바지 진행을 하고 있다”며 “일단 임상3상에 돌입해 있는 모든 기관과는 대화하고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화이자가 개발 중인 백신은 영하 70도 이하 유통·보관이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권 부본부장은 “저온이 아니면 사실상 백신의 효력이 없어지는 관계로 상당히 복잡한 준비과정, 또 정교한 시뮬레이션과 여러 차례의 반복적인 교육훈련까지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