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커머스를 다시 품는다. 네이버와 쿠팡 등 이커머스 업계 공룡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4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커머스는 내주 이사회를 열어 카카오와 합병의 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르면 올해 3분기 안에 카카오가 카카오커머스를 100% 흡수·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카카오커머스가 2018년 12월 카카오로부터 분사한 지 3년도 안 돼 다시 본사로 돌아오는 셈이다.
이는 네이버와 쿠팡이라는 이커머스 업계의 양대 강자에 맞서기 위한 카카오의 추격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선두권 업체에 비하면 아직 미약한 수준에 그친다. 카카오 스스로 ‘후발주자’라는 점을 인정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쇼핑 거래액이 28조원에 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쿠팡도 20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선물하기’, ‘톡스토어’ 등을 다 합쳐도 카카오 쇼핑 거래액은 5조원 남짓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카카오는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한때 거론되기도 했으나 결국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
대신 차별화된 독자 노선으로 쇼핑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톡 아랫부분에 ‘쇼핑’을 바로 이용할 수 있게 탭을 배치했고, 입점 업체를 키워 쇼핑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힘을 기울이고 있는 생방송 쇼핑 ‘카카오 쇼핑 라이브’도 강화하고 있다.
내달 중에는 카카오커머스의 스타일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한 다음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과 합병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커머스가 하는 ‘톡스토어’와 ‘선물하기’ 등 이커머스 사업이 카카오톡과의 연관성이 너무 컸다”며 “본사에 들어와 규모감 있게 사업을 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해 카카오IX의 IP(지적재산) 라이선스 부문은 카카오로 합병하고, 카카오IX의 소매 부문은 카카오커머스로 합병하는 등 쇼핑 부문 강화를 위한 계열사 내 ‘교통정리’도 꾸준히 진행해왔다.
합병과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