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가 지나고 관광지 강원 동해안은 쓰레기 처리로 골치를 앓고 있다. 코로나19로 귀성객이 줄면서 쓰레기 배출량이 다소 감소했지만,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많이 나왔다.
추석연휴가 지난 다음날인 5일 오후 찾아간 강릉시 강동면 재활용센터. 끝도 없이 펼쳐진 쓰레기더미가 질서 없이 뒤엉켜 있었다. 한쪽에는 재활용품이 빼곡히 쌓여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아직 분류되지 않은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웅장한 소리를 내며 분류된 쓰레기가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쓰레기를 운반하는 차들이 먼지를 일으키며 부지런히 움직였다.
5일 일반쓰레기와 재활용품이 뒤섞인 쓰레기더미를 보고 있는 작업자 김동원씨(사진=유선희 기자)재활용센터에서는 모든 쓰레기를 처리하지 않는다. 재활용이 가능한 물품을 분류한다. 하지만 일반 쓰레기는 물론 음식물 일부도 뒤섞여 들어오기 일쑤다.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까닭이다. 전체 쓰레기 중 40%가 일반 쓰레기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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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품 중에서도 음식물이 묻어있으면 무용지물이다. 가뜩이나 연휴기간 축적된 날들 동안 쌓인 쓰레기더미인 터라 이 중에서 재활용품을 분류하는 일은 어느 때보다 고될 수밖에 없다.
재활용품 분류작업에 투입된 인력만 20여 명. 병이나 패트병, 캔 등을 분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분류 품목은 모두 11가지로, 작업자들의 손이 규칙적으로 바빴다. 병도 색깔별로 또 훼손 여부 등에 따라 다르게 분류된다. 이 같은 작업은 이번주 내내 반복될 전망이다.
5일 재활용품 분류작업을 하는 작업자들의 모습(사진=유선희 기자)작업에 참여한 김경남(여·69)씨는 “작년과 비교하면 올해 쓰레기가 훨씬 많이 들어오는 것 같고, 특히 코로나 때문인지 배달 포장용 쓰레기가 정말 많이 밀려들고 있다”며 “강릉시는 유난히 분리수거나 너무 안돼 일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작업자 김동원(58)씨는 “강릉시민들의 의식이 정말 아쉽다”며 “분리수거가 제대로 안 되면 일하는 입장에서도 너무 힘들고, 자원순환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씨 역시 ‘분리수거의 중요성’을 몇 번이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는 “코로나19로 재활용품 수출길이 막히면서 현재 재활용품이 쓰레기더미처럼 쌓여 있다”며 “시간이 더 흐르면 더 많이 쌓일 텐데 걱정이 많다”고 우려를 전했다.
재활용한 우유팩을 압축시킨 모습. (사진=유선희 기자)올해 코로나19여파 속 맞은 추석연휴 기간 강릉시에서 배출된 쓰레기양은 모두 944t이다. 구체적으로 일반쓰레기 540t, 음식물 277t, 재활용품 127t 등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배출된 쓰레기양 989t보다 45t 줄어든 수치다.
강릉시 관계자는 “올해는 귀성객들이 줄어들면서 쓰레기양도 조금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고, 그러다보니 음식물쓰레기도 덜 나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물론 고향방문 자제 대신 배달물품이 많아 포장용 쓰레기가 대량 나왔지만, 추석연휴 전에 배송이 완료된 까닭에 추석연휴 기간 배출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 시대에 거리두기 등으로 배달이 불가피해 쓰레기배출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분리수거를 잘해주면 되는데 그게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하며 “시에서도 분리수거에 대해 열심히 계도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