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3000 고지에 오른 가운데 7일 국내 배터리 3사가 동시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각국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향후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배터리 기업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전날 모두 역대 최고가를 달성했다.
LG화학은 전날보다 8.09% 뛴 주당 96만 2천 원, 삼성SDI는 2.65% 오른 69만 8천 원, SK이노베이션은 2.33% 오른 26만 3천 원을 기록했다. 3사가 같은 날 최고가를 달성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이달 6일 10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자회사 SK에너지 등 정유업을 주력으로 하는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정유업계가 초호황기였던 2011년 4월 25일 종가기준 25만 4천 원이었는데, 올해 첫 주식거래일이었던 4일부터 차례로 전일 대비 21.58%, 5.63%, 5.33% 증가한 데 힘입어 6일 25만 7천 원을 기록해 10년 만에 기록을 깼다. 7일에도 2.33% 증가해 신고가를 냈다.
지난달 주당 80만 원대 수준이던 LG화학도 90만 원 선을 넘어 100만 원선 돌파를 앞두고 있고, 지난달 50만 원대에 머물던 삼성SDI도 현재 70만 원선 직전까지 올랐다.
빠른 주가 상승세에 힘입어 배터리 3사 시가총액도 최고치를 경신한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의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67조 9098억 원으로 국내 전체 주식 종목 중 3위를 기록했고, 삼성SDI는 47조 9976억 원으로 7위를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은 24조 3184억 원으로 17위다.
증권가는 앞으로도 배터리 사업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며 국내 배터리 3사의 목표주가를 상향한 기업분석 보고서를 7일 연이어 발표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LG화학의 배터리 매출이 지난해보다 48% 증가한 18조 4천억 원까지 늘어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LG화학의 목표주가를 기존 92만 원에서 125만 원으로 상향했다.
한화투자증권 이순학 애널리스트도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현재보다 26.5% 뛴 86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수익성 역시 급격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곧 발표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중대형 배터리 부문이 처음으로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NH투자증권 황윤식 애널리스트는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33만 원으로 상향했다. 그는 “현재 막대한 투자가 진행되는 사업 초기 단계에 있지만, 향후 급격한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규모의 경제 효과 확대와 생산성 향상으로 배터리 사업부는 내년부터 영업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