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얘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방역, 코로나 방역 중요하죠. 그런데 인권을 짓밟는 식이 돼서는 안 될 텐데요. 최근 육군 훈련소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가 벌어지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른답니다. 군인들이 휴대폰을 쓸 수 있다 보니까 이런 생생한 신고가 이루어지고 있는 건데,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 제보를 받고 있는 시민단체죠. 군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 연결해 보겠습니다. 임 소장님, 나와 계세요?
◆ 임태훈>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이번에 제보를 받으신 게 충남 논산에 있는 그 훈련소, 육군훈련소라고요?
◆ 임태훈>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논산훈련소라면 가장 많은 군인들이 입대하는 곳인데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겁니까?
◆ 임태훈> 코로나 때문에 보통 입대를 하게 되면 PCR 검사를 하고, PCR 1차 검사가 나올 때까지 이렇게 세면이나 양치질, 샤워를 못 하게 되는데요. 이게 PCR 검사가 1차만 하는 게 아니라 또 2차에 걸쳐서 또 하거든요.
◇ 김현정> 그 코로나 검사 말씀하시는 거잖아요. 왜 콧속으로 쭉 넣어서. 아니, 그 1차를 하고 나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왜 양치랑 세수를 못 해요?
◆ 임태훈> 그러니까 이제 우리가 비말을 통해서 감염되니까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 그렇게 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그 정도는 훈련병들도 이해는 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요?
◆ 임태훈> 그런데 문제는 1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샤워는 하게 해 줘야 되는데 2주 동안, 2주 뒤에 다시 이제 PCR 검사를 하거든요. 이제 그 기간 동안에 이제 이렇게 샤워를 못 하게 하는 거죠. 그러니까 통상적으로 10일 동안 샤워를 못 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고요. 그리고 화장실도 정해진 시간 이외에는 못 가게 하는 거예요.
연합뉴스
◇ 김현정> 화장실은 또 왜요?
◆ 임태훈>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좁은 공간에 모이면 안 된다는 원칙인데 이 원칙에 저는 동의는 합니다. 동의는 하는데 문제는 우리가 용변을 볼 때 생리현상이라는 게 시간을 정해놓고 하지는 않잖아요.
◇ 김현정> 자기가 조절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 임태훈> 그렇죠. 그러면 과밀하게 밀리는 것만 통제해 주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천편일률적으로 이렇게 너는 몇 시에서 몇 시 사이에서만 봐야 된다라고 하니까 바지에 오줌을 싸는 사태까지 발생하는 거예요.
◇ 김현정> 세상에. A훈련병 당신은 10시부터 11시, B 훈련병은 11시부터 12시, 이렇게 정해 준다고요?
◆ 임태훈> 네.
◇ 김현정> 저는 이게 어이가, 좀 이해가 안 가는데요. 이게 무슨 실제로 그러면 용변을 옷에 실수하는 분들도 있다고요?
◆ 임태훈> 네, 그렇습니다. 저희도 그 제보를 받고 충격 받았거든요. 이게 사실은 말이 훈련소지 이런 식의 통제는 과거 노예제 시대에나 있을 법한 것이죠. 사실은. 우리는 민주공화국의 영토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시민들이 군대에 가는 것이지 저희가 남의 나라 사람들 포로로 잡아와서 그렇게. 포로도 그런 취급하면 제네바협정에 안 된다고 나와 있어요. 그런데 하물며 우리 국민이 국방의 의무를 하러 가는데 그런 불이익한 처우를 받고 있다. 우리 헌법 39조 2항에 보면 군 복무로 인해서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로 되어 있습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51명 발생해 이틀 연속 500명대를 기록한 1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군인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황진환 기자
◇ 김현정> 소장님, 이게 지금 육군 논산훈련소만의 일입니까? 아니면 다른 부대, 다른 훈련소에서도 비슷한 제보가 들어와요?
◆ 임태훈> 다른 데도 확인을 해 봐야 되겠는데요. 이제 다른 데는 대규모로 입대를 하지 않아요. 신병교육대는 소규모 형태로 들어가게 돼 있거든요. 이게 다른 해군이나 공군은 어떻게 하는지 봐야 될 것 같고요. 저희가 해병대는 확인을 좀 해 봤어요. 그러니까 좀 훈련의 강도가 세고 군기가 좀 세다고 하는 해병대 교육훈련단을 봐도 이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PCR 검사를 해서 음성이 나오면 샤워를 하게 해 주거든요. 그게 맞죠, 사실은.
◇ 김현정> 그 논산훈련소가 가장 많은 훈련병이 입대하는 곳이어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곳인데, 이것들이 보도된 후에 그 훈련소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 임태훈> 좀 어이가 없는데요. 김인건 육군훈련소장이 문제 지적에도 불가피한 조치라고 운운하고 있어요. 그렇게 얘기를 하면 지난해보다 많이 개선된 거다.
◇ 김현정> 이게 개선이 된 거다?
◆ 임태훈> 네. 그러니까 이분의 머릿속에는 본인이 잘못했다는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고, 그리고 계속 감염자 숫자가 0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우리는 할 만큼 했으니까 이상한 소리 하지 마라 하는 것이고 뜬금없이 이런 말을 합니다. 훈련소의 분대장들과 조교들이 휴가 없이 힘쓰고 있다는 동문서답을 합니다. 사실 이렇게 되면 그 육군훈련소의 최고지휘권자가 이제 투스타인 소장인데 소장이 이런 식이면 밑으로 내려가면 훈련병들을 인격체로 보지 않습니다.
◇ 김현정> 참 이게 이해가 안 가고. 이제 화장실까지 제한하는 이 정도는 아니어도 자가격리 중인 이 병사들에게 급식을 또 형편없이 준 경우들이 있다면서요?
◆ 임태훈> 네, 그렇습니다. 저희가 작년에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36사단에서 이제 휴가를 갔다 오면 격리를 하는데 통상적으로. 격리한 병사들에게 급식을 형편없이 주는 사례를 저희가 폭로한 적이 있죠. 그래서 그 이후에 많이 개선됐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렇지 않은 곳들이 이제 나타나는 거예요.
◇ 김현정> 저희가 지금 제보로 들어온 사진을 직접 여러분들께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군인들이 찍어서 보낸 거예요. 휴대폰 사용해서. 반찬이 두 가지 정도. 김치 하나에 깍두기인가요? 깍두기 하나에 나물 하나. 아니면 김 한 장에 저거 뭐예요? 무슨 반찬 하나. 어묵인가요? 이게 지금 군인들 먹으라고 준 밥이 맞나? 어이가 없는 웃음이 나네요.
◆ 임태훈> 많은 분들은 이런 생각을 하실 거예요.
◇ 김현정> 30초 남았습니다.
◆ 임태훈> 예산이 부족하냐 이렇게 생각하는데 예산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국방예산이 52조거든요. 문제가 생긴 부대가 먹을 게 모자라서 그런 게 아니라 결국은 식사의 수요량에 대한 예측이나 이런 것들을 기본적인 격리자들을 중심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죠.
◇ 김현정> 여기까지.
◆ 임태훈> 제가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드리면 격리는 의료적 조치이지 방치가 아니라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