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광합성을 하는 것처럼 태양 빛과 이산화탄소(CO₂), 물을 이용해 청정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 광합성 장치가 개발됐다. 이 장치는 태양전지 등 부가 부품이나 에너지 없이 독립적으로 인공 광합성을 할 수있어 ‘인공 나뭇잎’ 등 다른 장치보다 더 진전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공 광합성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대기 중 CO₂를 포집하고 청정연료까지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기술로 연구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은 이 대학 화학과 어윈 라이스너 교수와 왕치안 박사가 참여한 연구팀이 인공 광합성 달성을 향해 중요한 진전을 이룬 장치를 개발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 장치는 첨단 ‘광시트'(photosheet) 기술을 이용해 광합성 요소인 빛과 CO₂, 물을 산소와 포름산(formic acd)으로 전환하는데, 이 포름산은 에너지로 직접 사용하거나 수소로 바꿔 사용할 수 있는 저장 가능한 연료다.
이는 추가 장치나 에너지 투입 없이 CO₂를 청정연료로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으로, 태양광 발전처럼 대규모 시설을 조성해 청정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연구팀은 관련 논문을 과학저널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공개했다.
태양 빛을 이용해 CO₂를 연료로 전환하는 것은 대기 중 CO₂를 줄이고 화석연료 이용을 줄여나갈 수 있는 유망한 방법이지만 부산물 없이 연료를 생산하고 이를 쉽게 저장하고 운송할 수 있게 액화하는 것이 어려운 과제가 돼왔다.
이번 논문에 수석저자로 참여한 라이스너 교수는 지난해 ‘인공 잎’ 디자인을 토대로 태양 빛과 CO₂, 물을 이용해 합성가스(syngas)를 생산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한 바 있다. 새 장치도 이와 비슷해 보이지만 작동 방식이 다르며, 특히 생산된 연료가 가스가 아닌 액체 연료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인공 잎은 태양전지 부품을 이용하지만 새 장치는 이런 부품 없이 광촉매(photocatalyst)를 생산하는 광시트에만 의존한다. 이 시트는 반도체 가루로 만드는데 많은 양을 쉽게 구할 수 있고 비용 효율성도 갖추고 있다.
부가장치나 에너지 없이 태양빛과 CO₂ 물을 이용해 청정연료를 생산하는 장치(사진=University of Cambridge 제공)특히 새 기술은 저장하기 용이한 연료를 생산하고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도 보여준 것으로 연구팀은 밝혔다. CO₂를 포집해 생산한 포름산을 용액에 축적하고 화학적으로 다른 형태의 연료로 전환 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실험에 이용된 장치가 20㎠에 불과하지만 수미터 크기로 늘리는 것이 상대적으로 간단하다는 것이다.
왕 박사는 새 장치가 특정 화학물질에만 반응하며 부산물을 거의 만들지 않는 고도의 선택성(selectivity)을 보여 놀랐다면서 “선택성이 예상한 것보다 못한 때가 종종 있는데 이번에는 예상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온 드문 사례”라고 했다.
연구팀은 새 기술이 만들기 쉽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코발트 촉매를 이용하고 있고, 인공잎보다 규모를 키우기가 용이하지만, 상업화를 검토하기에 앞서 효율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안정성과 효율성을 향상할 수 있는 다양한 촉매를 실험 중이며, 새 장치를 최적화하고 효율성을 향상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라이스너 교수는 “이 기술이 지속할 수 있고 실용적인 태양 이용 연료 생산을 향한 길을 닦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