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가 13일(현지시간) 국교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에따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중단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자는 이날 3인 명의의 성명에서 이스라엘과 UAE 대표단은 투자, 관광, 직항 노선, 보안, 통신 및 기타 문제에 관한 양자 협정에 서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로 기자들을 모은 뒤 합의 소식을 전하며 “엄청난 돌파구”라고 말했다.(사진)
자신이 취임했을 당시 중동 내 상황이 긴장감 있었지만, 지금은 긴장이 완화됐다며 모든 지도자와 훌륭한 관계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내가 말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놀랍다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올바른 길을 향한 엄청난, 역사적인 진전”이라며 “중동이 안정되고 평화로워질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라고 환영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트위터에 “역사적인 날”이라고 반겼으며 무함마드 빈 자예드 왕세자는 UAE와 이스라엘이 양자관계에서 새로운 ‘로드맵’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UAE는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 첫 걸프 지역 아랍국이자 아랍 국가 전체로는 이집트, 요르단에 이어 세 번째 국가가 될 전망이다.
양국은 조만간 대사와 대사관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1979년 이집트와 평화협정을 맺은 뒤 1980년 국교를 수립했고 1994년에는 요르단과 외교관계를 맺었다.
UAE와 이스라엘은 이번 관계 정상화 합의를 계기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의 추가 합병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각각 밝혔다.
이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의미한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뒤 불법으로 점령한 지역이며 이스라엘은 이곳에서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정착촌을 계속 건설해왔다.
이스라엘과 UAE의 이번 합의는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을 견제하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랍권 국가들과 관계 개선을 모색해온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및 미사일 개발을 중동에서 최대 군사 위협으로 여긴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걸프 지역의 이슬람 수니파 국가들은 최근 이란과 맞서기 위해 이스라엘과 접촉면을 넓혀왔다.
특히 이날 합의는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큰 선물이 될 전망이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합의에 대해 “올해 최고의 뉴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