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의 베이루트 폭발로 인한 사망자가 157명로 늘어나면서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이런 가운데 SNS상에서는 각종 가짜 사진과 음모론이 퍼지고 있어 레바논이 혼돈에 빠져들었다.
7일(현지시간) 레바논 영문지 데일리 스타 등에 따르면 폭발 참사에 분노한 시민 수백명이 전날 베이루트 시내로 뛰쳐나와 폭발사고 책임을 물으며 정권 퇴진을 외쳤다.
시위대는 ‘혁명’이라는 구호를 외쳤고 거리 곳곳에 “레바논 정부가 테러리스트”, “거리의 교수대에 매달아라” 등 피켓이 걸렸다.
시위대는 레바논 의회로 향하는 길목에서 거리 상점을 부수고, 보안군에 돌을 던지는 등 과격시위를 벌였다.
레바논 보안군이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하면서 충돌이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다쳤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가짜 사진과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
대표적인 가짜 사진은 CNN 베이루트지부 미디어 담당자가 사고 현장 인근에서 직접 찍은 영상에서 캡처해 원본의 색조를 조작해 부정적 효과를 내는가 하면 폭발사고 현장의 연기구름 위로 낙하하는 미사일 모양의 물체를 가미해 마치 미사일 공격에 의해 폭발이 일어난 것처럼 조작했다.
사진 촬영자는 “당시 미사일도 없었고, 항공기나 드론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며 “조작된 영상물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현재 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틱톡 등에서 베이루트 폭발 참사 관련 가짜 영상과 뉴스 등이 유포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에 페이스북은 가짜 콘텐트에 ‘허위 정보’ 경고 딱지를 붙였고, 유튜브, 틱톡 측은 가짜 영상을 정책 위반으로 삭제 조치 중이다
이같은 가짜 사진과 함께 대규모 폭발원인을 둘러싸고 이스라엘 공습설 등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
6일 중동 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에 따르면, SNS에서 떠도는 음모론 중 하나는 레바논과 적대적인 관계인 이스라엘이 질산암모늄이 보관된 창고를 공격했다는 것이다.
음모론자들은 지난 4일 베이루트에서 폭발 참사가 벌어지기 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레반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시설물과 조직원 공격 언급과 베이루트 항만이 헤즈볼라가 이란으로부터 무기를 밀수하는 창구이자 비밀 무기창고가 존재하는 점 등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이에대해 이스라엘은 즉각 공격설을 부인했고 이란도 이스라엘 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MEE는 전했다.
또 다른 음모론은 헤즈볼라가 이번 폭발에 개입돼 있다는 것이다.
이 근거로 SNS에 헤즈볼라 사무총장인 하산 나스랄라가 지난 2017년 질산암모늄을 활용해 이스라엘 하이파 항구에 ‘핵 폭발’에 준하는 공격을 하겠다고 위협했다는 동영상이 떠돌고 있는 점이다.
그러나 레바논 관리들은 폭발 참사가 벌어진 항만 창고는 압류품을 보관하는 곳으로 헤즈볼라의 창고라는 어떠한 암시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고 MEE는 전했다.
이외에도 핵공격설 등 여러 가지 음모론이 떠돌고 있어 레바논 정국을 더욱 혼돈에 빠뜨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