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단속 속 재판 적체 370만 건…추방 시스템 ‘마비’

nbc chicago

지난주 시카고 인근 엘진에서 미 국경수비대가 체포 작전을 벌이던 중 목표했던 인물이 아닌 44세 이민자인 라울 로페즈 가르시아를 체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가르시아는 20년 넘게 미국에서 거주하며 네 자녀를 부양해왔으나, 불법 체류 사실이 적발되며 인디애나주 ICE 수용소로 이송됐다.

이번 체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대규모 이민 단속이 진행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단속이 이미 370만 건 이상의 적체를 기록한 이민 재판 시스템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전직 이민 판사 제임스 후지모토는 “현재 600명 이상의 판사가 있지만 backlog(미처리 사건)를 해소하려면 700명 이상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3년 의회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300명의 판사를 증원해도 backlog 해소에는 10년이 걸릴 전망이다.

법조계는 이민 재판 시스템이 사법부가 아닌 법무부 산하에 있어 정치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시카고 이민 변호사 크리스 쿠르차바는 “법원의 일정이 불확실해지면서 변호사들도 예측하기 어렵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일부 언론사는 백악관에 이민 판사 증원 계획 여부를 문의했으나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