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휴전 69주년을 맞은 27일, 워싱턴 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 한·미 전사자 4 만 여명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의 벽(Wall of Remembrance)”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3월 착공한 한국전 추모의 벽은 높이 1미터, 둘레 50미터의 규모로, 기념공원에 위치한 “기억의 못(Pool of Remembrance)”을 둘러싸는 모양으로 지어졌다. 100개의 두꺼운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벽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7천 1백 명의 카투사 전사자와 3만 6천 명의 미군 전사자의 이름이 새겨졌다. 이름은 군별·계급·알파벳 순으로 새겨졌다.
준공식은 1953년 한국전 정전협정일이자 대한민국 정부에서 제정한 유엔군 참전의 날인 27일에 열렸다. 한·미 고위 관료, 유가족, 전·현직 군인 등이 참석한 추모의 벽 헌정식에는 이종섭 국방장관과 박민식 보훈처장 등도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이 장관은 본 방송국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과거 소중한 역사를 되새겨야 한다”고 행사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여기 보시는 ‘Freedom is not free’ 라는 문구와 오늘 헌정식을 하게 된 추모의 벽, 이 두 가지는 우리 한미동맹의 깊은 뿌리”라며 “이 뿌리를 우리가 생각하면서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다져 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코로나-19에 확진 돼 회복 중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당초 참석을 고려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국방장관과 박 보훈처장을 통해 축하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72년 전 수많은 미국의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전쟁의 포화 속으로 뛰어들었다”며 “자유 가치를 굳건한 동맹으로 반드시 지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준공 기념식에 하루 앞선 26일 유가족에 사전 공개된 추모의 벽을 방문한 전사자 윌리엄 브래들리 병장의 조카 로빈 피아신은 삼촌의 사진이 담긴 액자를 들고 그리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 분들의 희생을 누구도 잊어 선 안되기에 이 벽은 너무나 중요하다”며 “유가족에게 이 장소는 사랑하는 가족을 기릴 수 있는 유일한 곳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이 추진한 추모의 벽 건립은 전체 예산 2,420만 달러 중 한국 정부의 2,360만 달러 지원을 받아 추진되었다.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행사가 열린 27일을 “한국전 정전협정 기념일”로 선언하며, 국민들이 한국전 참전유공자들에 감사를 표하고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날이 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윈티비 제작팀은 6.25 참전 용사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하는 다큐멘터리 “전쟁의 기억” 촬영을 위해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워싱턴 DC를 방문했다
<박수아 윤세원 최지원 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