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19 사망자 화장재 인도…새벽부터 긴 줄에는 침묵만
낮은 현대식 건물과 봄을 맞아 푸르름을 더해가는 정원. 그 사이에 놓인 도로에 길게 늘어섰지만 아무 말이 없는 사람들의 행렬. 장사진 같은 줄의 정체는 중국 우한시 한커후 화장장에서 코로나19로 숨진 가족의 재(灰)를 회수하기 위한 유족들의 행렬이었다. 다음달 8일 0시를 기해 우한 봉쇄가 풀리는 가운데 우한시가 26일부터 코로나19 사망자를 화장한 재를 나눠주자 유족들이 모여들면서 만들어진 풍경이다.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된 우한에서는 5만명의 확진자와 253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가 넘쳐나면서 화장장이 모라랐고, 코로나19 확산 우려때문에 장례식도 치를 수 없었다. 우한시 당국은 사망자를 즉시 화장한 뒤 보관하고 있다가 도시가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유족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화장재 반출이 허가되자 유족들이 기다렸다는듯이 새벽부터 모여들기 시작했다. 죽음이 일상화 되어서인지, 더 흘릴 눈물이 없어서인지 많은 유족들이 모여들었지만 울음 소리는 들리는 않았고 무거운 침묵만 흘렀다. 한 유족은 온라인에 올린 글에서 "어떤 사람은 영정 사진을 들고 말없이 앉아 있고, 어떤 사람은 유골함을 들고 지나갔다. 이토록 많은 사람이 있지만,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고 조용하기만 하니 더욱 애통하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당국은 현장에서 사진을 찍는 것을 금지했지만 수많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다 막을 수는 없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명보는 온라인에 줄을 길게 선 화장장 앞의 모습이 온라인에 올라오자 중국 당국이 이를 모조리 삭제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