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수도 보고타市가 소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전통적인 형태의 투우에 강력한 규제책을 신설했다.
10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일간 엘에스펙타도르 등에 따르면 보고타 시의회는 투우 경기에서 어떤 형태로든 동물을 다치게 하는 도구를 사용하거나 소를 죽이는 일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전통 투우는 투우사가 뾰족한 창이나 칼을 소에 꽂아 소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동물학대 논란이 제기돼 왔다.
녹색연합당의 안드레아 파디야 의원은 “법안은 이 야만적인 행위를 완전히 끝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법안은 보고타 투우 경기장에서 일 년에 세 번만 투우를 열 수 있도록 허용하고 투우 광고 분량의 30%는 동물이 겪는 고통을 설명하는 데 할애하도록 강제했다.
통과된 법안은 클라우디아 로페스 보고타 시장의 서명을 남겨두고 있는데 시장도 곧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녹색연합당 소속인 로페스 시장은 트위터에서 “우린 모든 생명을 존중한다”며 법안 통과에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반면 투우 업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보고타투우협회는 이번 법안을 “위헌”이라고 규정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 시행의 저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투우 금지를 놓고 보고타는 이미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2년에도 한차례 투우가 금지된 적이 있는데 투우는 콜롬비아 문화유산의 일부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4년 뒤 부활된 바 있다.
현재 전세계에서 투우가 허용된 나라는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프랑스, 멕시코, 페루, 포르투갈, 스페인, 베네수엘라 등 8개국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