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만든 의료용 ‘안면보호구’는 스마트할까
북미와 유럽에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다. 특히 미국 확진자가 40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는 1만 2천 명을 넘어서며 의료붕괴 가능성까지 나오자 세계 호황을 누리던 자동차, 전자, 패션 브랜드들이 생산라인을 멈추고 의료 및 방역용품 생산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인 테슬라가 부족한 인공호흡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지금껏 2천만 장 이상의 마스크를 기부한 애플은 최근 새로운 의료용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바로 직접 설계한 의료용 안면보호구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애플은 전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 전력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며 "애플의 디자인·엔지니어·운영·패키징 담당자들이 공급업체와 협력해 안면보호구를 설계·생산하고 출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애플이 개발한 안면보호구는 애플 디자인 철학처럼 '단순(Simple)'하다. 머리밴드, 안면보호필름, 실리콘 스트랩 3가지 파트로 구성되어 있고, 쿡 CEO에 따르면 조립에 2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이마에 대는 머리밴드와 안면보호 필름과 얼굴의 유격을 조절할 수 있는 구멍에 맞춘 뒤 실리콘 스트랩을 연결해 고정하면 완성된다. 스트랩 길이를 조절하면 머리 사이즈에 맞출 수 있다. 이 실리콘 스트랩은 알레르기 반응이 없는 100% 라텍스 프리 실리콘으로 제작됐다. 애플 안면보호구는 별다른 스마트 장치가 탑재된 것은 아니지만, 애플의 디자인 철학이 녹아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작과 사용이 간편하고 사용 후 교체하기 쉽도록 군더더기 없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현재 이 애플 안면보호구는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고장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지역 의료기관에 배포됐으며, 현지 의료진들의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쿡 CEO는 앞으로 매주 100만 장 수준을 생산해 미국 의료 현장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사정이 허락한다면 미국 이외의 지역에도 제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유럽 등이 코로나19 여파로 준전시 상황에 놓이자 애플 외에도 테슬라, 포드, 다이슨 등이 인공호흡기 생산에 뛰어들었고, 폭스바겐그룹과 HP가 3D 프린터를 활용한 안면보호구 제작, 보잉과 제네럴일렉트릭(GE) 등은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 패션 명품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프랑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손소독제를 만들고 있고, 에르메스는 마스크를 만들어 의료현장에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