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혐오’ 범죄 잇따르자, 트럼프 반성문 썼나?
'코로나 바이러스'대신 '차이나 바이러스'라는 이름을 주로 사용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종 혐오를 경계하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다소 뜬금없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우리의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은 놀라운 사람들이다. 바이러스 확산은 어떤식으로든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그들은 바이러스를 제거하는데 우리와 긴밀히 협력중이다. 우리는 함께 승리할 것이다!" 인종 혐오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재고해 달라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바이러스'를 꼬박꼬박 '차이나 바이러스'라고 고집스럽게 불러왔던 그가 이날 트윗에서는 '바이러스'라고 표기했다. 최근 아시아 혐오범죄가 극성을 부리는 상황이 부담스러웠는지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칭송하기까지 했다. 겉으론 맥락이 없는 글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이날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아시아인 혐오·차별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급기야 이를 고발하는 사이트까지 개설됐다는 소식도 다뤘다. 이 사이트에는 이미 150여 건의 사건도 접수됐다고 한다. 사이트 개설을 도운 샌프란시스코 시립대학 러셀 정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지난 2월 9일부터 이달 7일 사이에 아시아계 차별을 다룬 뉴스가 약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그 숫자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가장 심한 사건만 보도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보도에서 직접적으로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사태 이후 아시아혐오가 증가한 원인 중에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문제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바이러스'란 말은 이 바이러스가 그 나라에서 시작됐다는 의미일 뿐 인종차별적 언사가 아니라고 변명했지만 미국 정치인들은 그런 '보스'를 흉내냈다. 공화당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 폴 고사 상원의원들도 '중국 바이러스', '우한 바이러스' 등의 표현을 쓰면서 분위기를 이어갔다. 따라서 이날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보호하자는 트럼프의 트윗은 최근 미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아시안 혐오 범죄에 대한 반성문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