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최종 무산됐다. 아시아나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 2조4천억원이 지원된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1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갖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 사실을 전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오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관련해 금호산업 측에서 현산 측에 계약 해제가 통보된 것에 대해 매각 과정을 함께 했던 채권단으로서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발목을 잡은 건 역시 코로나19였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항공수요가 크게 줄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급증했다.
채권단은 1조원 인수 대금 인하라는 조건을 제시했으나 현산이 ’12주 재실사’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노딜’로 마무리됐다.
인수 무산으로 아시아나항공은 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에 놓였다. 채권단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연말까지 필요한 자금 2조4천억원이 아시아나항공에 추가로 투입된다. 이에 따라 채권단의 아시아나항공 지원 규모는 5조7천억원으로 늘어난다.
채권단은 지난해와 올해 아시아나항공에 모두 3조3천억원을 지원했다. 현재 3조원(구조조정 운영자금 2조2천억원·영구채 인수 8천억원)이 집행돼 남은 잔액은 3천억원이다.
채권단이 인수한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8천억원의 주식 전환 여부도 관심사다. 주식 전환이 이뤄지면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6.99%를 확보해 최대 주주 자리에 오른다.
계열사 지원 금지가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조건 가운데 하나여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 자회사의 분리 매각 가능성도 있다.
또 기간산업기금 지원 조건에 ‘6개월간 고용 총량 90% 유지’가 있어 당장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나선 뒤 시장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고 있어 경영 정상화가 빠른 시일 안에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새주인 찾기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 막대한 ‘혈세’ 투입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