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공립학교의 혼란의 핵심, ‘돈’문제

사진: 마르티네즈 교육감

교원노조 9% 임금인상 요구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이 페드로 마르티네즈 교육감에게 사임을 촉구하고, 이전 교육위원회가 사임하는 등 시카고시 당국과 교육계는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교육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언론사 초크비트(Chalkbeat) 시카고가 지난 29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결국 이 논란의 핵심은 ‘돈’, ‘예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금의 갈등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초크비트는 전했다. 당시 교육청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수년간의 투쟁 끝에 교원노조와 급여인상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계약에 합의했다. 합의에는 이르렀지만 급여 인상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적용할지는 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연방정부의 팬데믹 지원금으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됨으로써 시카고 공립학교는 이러한 비용 등을 충당했고, 더 많은 교직원을 고용할 수 있었다.

현재는 연방 팬데믹 지원금이 만료된 상태다. 5년전의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 채 지원금이 만료되니 대출이나 교직원들의 급여삭감이 이뤄질 수밖에 없었고, 이에 대한 결과로 등록률이 감소하고 시카고 교육당국과 시정당국이 갈등을 빚는 상황까지 발생한 것이다.

초크비트는 시카고 공립학교 예산부족문제는 새로운 일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1990년대 폴 발라스 당시 교육감은 14억 달러로 예상되는 예산적자를 메우기 위해 연금 지급을 연기하기도 했다.

시카고 교육청은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예산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긴급대출을 받았다. 올해에만 2억 달러를 포함해 여전히 21억 달러의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일리노이주가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한 학군에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하도록 자금 지원 공식을 개편하면서 시카고 교육청의 자금난을 부분적으로 완화했다. 주정부 지원금이 시카고 공립학교 예산의 4분의 1을 차지하는데,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지원을 유지한다면 적어도 2034년까지 자금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초크비트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가을까지 교육청은 2,600명의 정교사와 4,000명의 준교사들을 포함해 6,500명 이상의 직원을 추가로 고용했다고 밝혔다. 현재 교육구의 예산은 약 100억 달러로, 5년 만에 30%가까이 증가했지만 학생수는 감소했다.

최근 시의회 청문회에서 마르티네즈 교육감은 연방 코로나 지원금이 만료될 것을 알면서도 일부 교육구는 시설에 투자하거나 단기 계약직 직원을 고용한 반면, 다른 교육구는 시카고의 방식을 따라 정규직 직원을 더 많이 고용했다고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마르티네즈 교육감은 “추가 투자를 통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이득을 얻었으며, 더 많은 학생들이 좋은 진로를 찾아 졸업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비용부담에 대한 문제는 교사들이 아닌 공립학교 직원들에 대한 연금이다. 라이트풋 전 시장은 2020년에 해당 연금비용의 일부를 교육청에 떠넘겼고, 존슨 시장은 이를 계속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까지 교육청은 연금기금 1억 7500만 달러 납부를 거부함으로써 시 당국이 적자에 직면하게 됐다고 초크비트는 지적했다.

연금과 노조 계약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존슨 시장실은 시카고 교육청이 단기 대출을 받도록 추진했다. 그러나 교육청은 이러한 대출이 높은 이자율을 수반하고 향후 더 많은 부채를 안게 될 것이라며 이를 거부했다. 오히려 마르티네즈는 존슨 시장에게 연금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더 많은 지원금을 요청했다.

현재 교육청과 교사노조는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노조는 노숙자 학생을 위한 저렴한 주택과 같은 제안과 함께 교사들의 9%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청은 노조의 제안 중 일부만 지불해도 2029-30학년도까지 40억 달러의 적자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청측은 이미 4% 임금인상을 제안했다.

심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