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큰 어류로 알려진 고래상어의 유전체(게놈, GENOME) 연구가 공개돼 인간의 노화나 진화의 비밀을 푸는데까지 어어질 지 주목된다.
유니스트(UNIST, 울산과학기술원) 게놈산업기술센터(KOGIC)는 고래상어의 유전체 정보를 해독, 조립, 분석한 결과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하버드 대학교, 서울대학교, 제주대학교, (주)클리노믹스 등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유전자의 길이와 수명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유전정보가 담긴 DNA의 특정 부분인 유전자는 엑손(Exon)과 인트론(Intron) 부분으로 분리된다.
연구팀은 한국 아쿠아 플라넷 제주에서 제공한 고래상어 샘플로부터 완성한 고래상어 표준 게놈을 84개 생물의 게놈 정보와 대조했다.
이를 통해 고래상어의 인트론의 길이가 다른 생물체에 비해 긴 것을 확인했다.
인트론은 유전자 중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지 않는 부분으로, 수명과 연관있는 기초대사량(Basal Metabolic Rate, BMR)과 관련이 있다.
고래상어는 평균 길이는 20m, 무게는 42t 이다. 가장 오래 산 고래상어의 경우 수명이 약 100년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몸집이 큰 생물체는 열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어 수명이 길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래상어의 정확한 장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고래상어의 표준게놈을 구축하고 이를 84개 생물체의 게놈과 대조해 고래상어가 상대적으로 긴 인트론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고래상어는 다른 생물체보다 염기서열이 반복되는 형태가 많았다.
무작위한 서열이 아닌 규칙성이 있는 반복서열이 인트론 부위에서 많이 발견됐는데, 이는 인트론 부위가 또 다른 기능을 가질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연구팀은 인트론의 새로운 기능 중 일부가 노화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화 교수(사진=UNIST 제공)연구팀은 또 고래상어의 표준 게놈도 구축했다.
게놈 해독을 통해 얻은 수십억 개의 짧은 단위의 염기서열을 새롭게 조립해 32억개 염기쌍을 가지는 고래상어 표준 게놈 지도를 구축한 것.
연구팀은 고래상어의 신경관련 유전자들이 긴 인트론을 갖는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고래상어의 신경연결성(Neural connectivity) 기능을 갖는 유전자의 길이가 다른 유전자 길이 보다 길다는 사실도 증명한 것이다.
신경 관련 유전자는 생물진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보통 신경관련 유전자들은 길이가 길수록 유전자가 잘 발현되며 발현 조절이 잘 된다.
박종화 교수는 “이번 고래상어 게놈 분석 결과는 고래상어 진화 연구를 넘어 인간을 포함하는 다양한 생물종 노화연구에 매우 중요한 연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하버드 대학교 조지 처지(George M. Church) 교수, 뉴멕시코 대학교 제레미 에드워드(Jeremy S. Edwards)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