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한인 2세 사업가 데이비드 심, “이 좋은 세상 아빠가 낳아주고 잘 키워줘서 감사해요”

어릴적부터 남다른 사업 재능 보여

아버지 심재환 민주평통 상임위원을 통해 들어본 아들의 성공이야기

지난 28일 시애틀 한인 2세 사업가 데이비드 심(한국명 심우석) CEO의 ‘리드 에이아이(Read AI)’회사가 시리즈 B 펀딩으로 5천만 달러를 유치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미주 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AI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 소식으로 많은 이들의 찬사와 축하가 이어졌다.

2세들의 성공 뒤엔 보이지 않는 부모님들의 뒷바라지와 보살핌 또한 간과될 수 없다. 심 CEO의 아버지는 시애틀 한인사회에서 민주평통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심재환씨다. 시카고 한국일보는 심재환 상임위원과 전화통화로 데이비드 심 CEO의 그간 성공스토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데이비드 심 CEO는 어릴 때부터 남다른 사업가 기질을 보였다. 심 위원은 아들의 어릴 적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아들이 굉장히 특이합니다. 어릴 때부터 클 때까지 남달랐죠. 한 번은 취미생활하라고 오래된 우표와 동전들을 사줬더니 어느 날 퇴근하고 돌아오니까 옐로우 페이지가 널려 있었어요. 아니 근데 이 녀석이 제가 선물로 준 코인과 우표를 가지고 수집상에게 전화로 물어본 거에요. 자기가 지금 몇 살인데 이것들이 대학 들어갈 때 얼마쯤 될 것이냐고요(웃음).”

심 위원은 아들이 중학생 때 생일선물로 천 달러를 줬다고 했다. 심 CEO는 당시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주식투자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심 위원은 자신의 아들이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아들의 주식거래대해 간섭은 하지 않고 동의만 해줬을 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런데 그걸 가지고 돈을 불렸어요. 거의 5만불 정도 벌었던 것 같습니다. 재테크 수완이 좋았죠”라고 덧붙였다. 또한 심 CEO는 주식투자에 대해 공부해서 16세때 이미 최연소 주식 브로커가 됐다.

심 CEO가 성공한 사업이 IT나 AI 기반 산업이므로 전공이 컴퓨터 분야로 생각될 수 있겠지만 그 분야에서 전문적인 공부를 하지는 않았다. 그는 명문인 펜실베니아 대학교에 합격했지만 입학을 포기하고, 워싱턴 대학 비즈니스 스쿨을 장학생으로 3년 반 만에 졸업했다.

데이비드 심이 대학에 들어갈 때쯤에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닷컴버블이 한창이었을 때다. 그의 남다른 사업수완으로 대학때부터 닷컴회사를 창업하고 매각하기도 하면서 돈을 벌어들였다. 심 위원에 따르면, 아들이 대학 졸업할 때는 이미 23~24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는 것이다.

물론 데이비드 심에게도 실패의 경험은 있었다. 심 위원은 “아들이 회사에 투자한다고 했었는데, 나중에 물으니 파산했다는 거에요. 그런데 그게 크게 관심 없는 것 같더라고요”라면서 “아들은 돈에 대한 욕심보다는 자신의 성취, 목표를 설정해놓고 그것을 이루는 것에 관심이 더 큰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심 CEO는 실리콘벨리에 있는 기업에도 스카우트되면서 연봉이 60만달러에 이른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 회사를 그만두고 천 달러의 자금으로 회사를 창업했다. 그것이 바로 ‘세위치(sewichi)’라는 회사였고, 회사의 수익과 투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이름을 바꾼 것이 바로 ‘플레이스트(Placed)’다.

그 후 플레이스트는 스냅챕이라는 회사에 약 2억달러로 매각됐다. 일반적으로 회사가 인수되면 인수된 회사의 창업자나 CEO는 회사를 나가야 하지만 심 CEO는 스냅챕에 CEO로 고용되어 회사를 이끌어 나갔다.

심 위원은 “아들이 그 회사에 있으면서 아이디어가 자꾸 떠오르고, 그 회사에 CEO로 있으면 지적재산권은 그 회사가 가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플레시트에 있었던 동료들을 데리고 나와서 또다른 회사를 공동 창업했죠”

그래서 창업한 기업이 지금의 리드에이아이다. 심 위원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협업중에 있으며, 심 CEO는 향후 4~5년 후에는 회사의 가치가 5억달러에서 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심 위원은 아들이 매각됐던 회사에 재고용 되고,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금액을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검소함과 근면, 성실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들의 성실함이 투자자들에게 인정을 받은 것 같습니다. 투자받은 돈은 개인적으로 절대 쓰지도 않았고요.”라면서 “외모 꾸미는데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자기 차도 없습니다. 우버가 자기 차라면서 우버로 다니고 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심 CEO는 부모님들께는 비즈니스석을 타라고 권한다. 아버지인 심 상임위원에 따르면, “엄마, 아버지한테 그 동안 충분히 고생했으니 여행도 하고, 하고 싶은 것도 하라면서 돈쓰는 걸 아까워하지 않아요. 제가 비행기 이코노미석을 탄다고 하면 저한테 불편한데 비즈니스석을 타라고 해요. 그러다가 몸이라도 상하면 어쩌냐 하면서요. 편히 다녀오시는 것이 돈을 절약하는 거라고 하더라고요(웃음)”라고 말했다.

심 CEO는 돈 버는 일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 시애틀 다운타운 지역에서 한인 임신부 총격사건이 발생했을 때, 고펀드미(Gofundme)에 돈을 기부하기도 했었고, 큰 규모는 아니지만 현재 장학재단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심 위원은 전했다.

성공한 한인 2세 사업가 데이비드 심은 자신의 아버지 심 위원에게 “아빠가 돈을 잘 벌었으면 난 성공 못했을 것이고, 불량 해졌을 것”이라면서 “이 좋은 세상 아빠가 낳아주고 잘 키워져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심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