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와 정강민 예비후보측의 법정공방…갈등은 어디까지가나?

지난 26일 양 예비후보측에서 비어있는 장 선관위원장 자리를 가리키며 열띤 협상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제37대 시카고한인회장 선거가 법정공방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정강민 예비 후보측은 선거관리위원회 장기남 위원장 외 선관위원 6명과 시카고한인회(회장 줄리 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시카고한국일보가 입수한 소장에 따르면, 원고 정강민 예비후보측은 피고 선거관리위원회가 허재은, 박건일 예비후보에 편파적이었으며, 현 시카고한인회 임원진들도 이들 후보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어 정 예비후보측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선관위에서 제시한 서약서의 내용도 상당히 강압적이고 불리한 규정들로 가득차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새로운 선관위를 구성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소장에 따르면, 정 예비후보측은 장기남 선관위원장이 정강민 예비후보가 70대로 한인회장 선거에 출마하기에 나이가 너무 많다는 비하 발언을 하면서 공론화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장 위원장은 제37대 한인회장이 50대에서 60대가 돼야 한다고 발언한 부분을 정 후보 캠프에서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정 예비후보측은 허재은 예비후보가 50대에서 60대의 나이대로 추정되며, 선관위원장이 이 발언을 할 당시 허 후보가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한인회장 선거가 경선이 될 것이라고 발언한 부분에 대해 현 선거관리위원회가 특정 후보에 대해 상당히 편파적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지난 26일 원고와 피고 소송 당사자들에게 합의안을 이끌어낼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같은 날 26일 저녁, 양 후보 진영이 시카고한인회관에서 만나 새로운 서약서를 만들어 내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당시 선관위는 양 후보측에서 합의된 서약서를 도출해 내면 그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리고 선관위원장과 양 후보가 서약서에 서명을 하면 정 후보측에서 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따라서 협상장에 장기남 선관위원장도 참석하기로 했으나, 이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의 자리는 비워둔 채 양 진영은 새로운 서약서 합의를 위해 열띤 공방을 벌였다. 그 후 협상이 접점으로 향하는 와중에도 이 날 한인회관 협상장에는 장 위원장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정 후보측은 선관위원장이 협상장에 와서 함께 서명을 하면 소를 취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장 위원장이 협상장에 나타나지 않자, 이 날 합의된 서약서 서명에는 이르지 못했다.

지난 27일 정 예비후보측에서 윈티비 제작국장 앞으로 법원의 결정결과라고 주장하는 메시지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보내왔다. 이에 따르면, ‘시카고 한인회장 선거와 관련한 모든 일정을 잠정 정지시키는 법정 명령을 판결했습니다. 이로써 제37대 시카고 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장기남)는 활동을 중단하게 됩니다. 현 선관위 운영 정지에 따라, 최근 공고된 선거일정, 2월28일 등록일, 3월8일 투표일은 자동 취소됩니다’라고 되어 있었다.

본보는 이와 관련하여 장기남 선관위원장과 허재은 예비후보에게 전화 통화를 시도했다. 장 위원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허 후보는 현재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시카고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 이준수 간사는 제37대 한인회 회장선거 일정 협의를 위해 오는 3월 3일 오전 11시 회동을 가질 것을 양 예비후보측에 전달했다.

10년만에 치러지는 경선이다. 시카고 한인사회의 축제가 돼야할 경선이 법정공방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동포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심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