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한인타운 로렌스길과 플라스키길 인근에 위치해 한인 초기 이민자는 물론 시카고 지역 타민족 저소득층을 위해 각종 사회 봉사 서비스를 펼쳐오던 서로돕기센터가 최근 부동산 매물로 나온 후 최근 매매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직 이사로 활동하던 최동춘씨와 김성재씨가 나서 센터의 매매 및 이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12일 정오에 나일스의 장충동 식당에서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성재씨는 “이민 초기 한인 동포들의 정착에 많은 도움을 주면서 로렌스길의 터줏대감으로 활발한 봉사 활동을 펼쳐온 서로돕기센터가 갑자기 팔리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한인 커뮤니티에서 한인 및 어려운 타민족들을 위해 이민 사회의 동반자가 되어 오던 유서 깊은 이 센터 건물이 팔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주장했다.
센터 운영 초기에 투철한 봉사 정신으로 저소득층을 겨냥한 음식 배급에서부터 이민상담, 에너지 보조프로그램, 통역 및 번역 서비스, 무료 진료 및 예방접종 등 건강검진 그리고 쉘터 운영, 무료법률상담 등 인근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봉사 서비스를 실시해 오며 한인 봉사기관으로 타인종으로부터 감사의 말을 들어오던 곳이라고 최동춘 전 이사는 덧붙였다. 그는 “지난 30-40년간 서울 드라이브로 명명된 로렌스길을 중심으로 이런 서비스를 주민들에게 제공하면서 봉사기관으로 우뚝 선 서로돕기센터가 갑자기 팔리게 됐다는 소식에 매우 놀랐다”며 한인 동포들을 위한 공청회 한번 없이 어떻게 이 건물이 처분되는 건지 이해할수 없다며 이 건물을 팔고 인근 모처로 이전한다는 소문은 들은 바 있으나 최근에는 센터 건물의 매각 대금으로는 이전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30년 내내 건물 모기지를 성실히 납부하며 한인 동포사회의 자산으로 확보된 한인 커뮤니티 건물인 만큼 신중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한인사회에 이처럼 봉사기관 단체의 건물들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현상도 아울러 지적했다. 이번에 플라스키길의 서로돕기센터 건물 매매 등 일련의 봉사기관 단체의 건물 매각이 이어지면서 이젠 ‘한인 봉사기관 살리기 운동’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한인 동포들이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동춘씨와 김성재씨는 한인 동포를 상대로 공청회를 열어 시카고 한인 봉사단체들의 향후 대책을 강구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본보는 센터측 이근무 이사장과의 통화를 통해 “센터측은 이번 기자회견이 무슨 목적을 가지고 했는지가 궁금하며 센터 이사진의 최종 결정으로 건물 매각이 추진되는 만큼 특별한 대응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센터측 입장을 들었다.
또 “건물이 낡고 쥐가 출몰하는 상황에서 차고에서 하던 음식 배포 프로그램조차 더 이상 시행할 수 없게 됐고 정부 그랜트를 확보하려면 새 건물 마련이 급박하며 정 안되면 렌트라도 해야 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센터의 생존을 위해 돕지는 못할 망정 비난의 목소리만 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이근무 이사장은 말했다. <시카고 한국일보 특별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