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과 애플워치의 건강 추적 기능을 활용, 통상 신경과민으로 치부되던 생리통에 대한 오명을 벗겼다. 경련성 복통, 더부룩함, 피로감 등은 연령, 인종, 지리적 위치와 상관없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라는 것이다.
애플은 “장기간 여성 건강에 대한 과학적 연구로, 생리가 힘들고 외로운 경험이 되도록 하는 요인을 파악하고 인식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좀 더 성평등한 미래 실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소속 애플 여성 건강 연구팀은 9일(현지시간) 여성과 생리 증상에 대한 예비 연구 결과 보고를 공개했다.
생리 주기는 여성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중요한 지표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연구는 대량의 과학적 데이터 부족으로 소규모 연구에 그쳤다. 여성의 생리 증상은 무시되거나 심지어는 과민 반응이나 신경과민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았다.
애플 여성건강 연구팀은 미국 전역의 18세 이상 여성 1만 명을 대상으로 리서치 앱을 통해 생리 주기 추적 및 기타 건강 관련 데이터를 수집, 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이 다양한 생리 증상을 경험한다는 것을 연구팀은 입증했다.
가장 자주 포착된 증상은 경련성 복통, 더부룩함, 피로감이다. 참여자 60% 이상 이를 모두 경험했다. 참여자의 절반 이상은 여드름과 두통을 호소했다. 설사 및 수면주기 변화처럼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생리 증상도 37%나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같은 증상이 연령이나 인종, 지리적 위치 등 다양한 인구통계 집단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것도 확인했다. 예를 들어 흑인, 히스패닉, 백인 집단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흔하게 보고된 증상은 경련성 복통, 더부룩함, 피로감이었다.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장 미셸 윌리엄스(Michelle Williams) 박사는 “우리 연구는 생리 주기를 겪는 모든 사람이 안심하고 원하는 대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보건 서비스 및 생리 용품을 이용할 수 있는 좀 더 성평등한 미래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플 여성 건강 연구는 탄탄하고 일반화할 수 있는 지식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일부 사람에게 생리가 힘들고 외로운 경험이 되도록 하는 요인을 파악하고 나아가 전 세계 여성이 매달 겪는 경험에 대한 인식을 제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애플의 헬스 담당 부사장인 섬벌 데사이(Sumbul Desai)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생리 증상을 입증하고 이에 대한 오명을 벗겨내기 위한 한 걸음의 진전”이라며,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진은 생리라는 무척 중요한 주제에 대한 연구에서 학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방법론 분석을 포함한 상세 연구를 동료 평가 및 학술지 공개를 위해 제출할 예정이다.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조교수이자 본 연구의 주요 연구자인 시루티 마하링가야(Shruthi Mahalingaiah) 박사는 “이번에 공개한 예비 데이터는 미국 전역의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다양한 생리 증상을 겪고 있으며 생리하는 달마다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에 영감을 줄 수 있는 장기적이고 기초적인 데이터들을 만들기 위한 작업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애플의 여성 건강 연구는 생리주기 등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다낭성 난소 증후군, 불임, 갱년기 등 다양한 증상과의 연관성 입증을 목표로 한다. 애플 최초의 연구 프로그램이다. 미국 전역의 아이폰 및 애플워치 사용자라면 리서치 앱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해당 연구는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및 미국 환경보건연구소와의 협력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