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초기 임상 시험에서 대상자 전원에게서 항체를 형성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모더나는 이를 기반으로 오는 27일부터 3만명을 대상으로 마지막 단계인 3상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백신 개발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게재된 초기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지원자 45명 가운데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한 사람은 없었다고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이 전했다. 초기 임상시험은 지난 3월부터 이뤄졌다.
다만 약물을 2차 투여받거나 많은 양의 투여를 받은 대상을 중심으로 절반 이상이 피로감, 두통, 오한, 근육통 등 경미한 반응을 보였다.
백신을 두차례 접종한 사람은 코로나19 회복자에게서 볼 수 있는 평균치 이상의 중화항체를 형성했다. 평균치 이상의 중화항체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기능을 한다.
2차 접종 실험군은 코로나19에 취약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대상이며, 28일 간격으로 약물을 투여받았다.
시험 보고서의 주요 집필진인 리사 잭슨 카이저 퍼머넌트 워싱턴 연구소 박사는 입원이나 사망을 초래할 정도로 심각한 부작용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모더나의 백신(mRNA-1273)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을 둘러싸고 있는 쇠뿔 모양 돌기인 단백질 스파이크 성분을 체내에 미리 생산한 뒤 이에 대한 면역력을 생성하는 원리다.
mRNA-1273의 주성분으로 이뤄진 리보핵산은 단백질 생산을 지휘하는 화학적 메신저 역할을 한다. 이를 체내에 투여하면 코로나19의 단백질 스파이크와 같은 성질의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확인했다.
모더나는 지난 3월 16일 세계 최초로 사람에게 코로나19 백신 약물을 투여하는 임상 시험에 들어갔고, 이달 말 의약품 출시 막바지 단계에 해당하는 3상 시험을 앞두고 있다.
미국내 87개 연구시설에서 치러지는 임상시험에는 3만명의 참가자가 등록할 예정이다.
참가자는 임상시험 첫날 100㎍의 실험용 백신을 접종받고 29일 뒤 두 번째 접종을 하게 되며, 일부에게는 플라시보(가짜 약)가 투여된다.
연구는 내후년 10월까지 진행될 예정이지만, 그 전에 예비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모더나는 내년부터 연간 5억~10억 분량의 투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보건당국 관계자는 올 여름이 끝날 무렵에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미 전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정말 좋은 소식”이라고 반겼다.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는 모더나와 백신을 공동 개발 하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최적의 기준은 항체를 중화하는 것”이라며 “비록 작은 수이긴 하지만, 이번 연구 데이터를 볼 때 이 백신이 아주 충분한 수준의 중화항체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게 명확하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더 큰 규모로 시행되는 이번 3상 시험을 통해 백신이 코로나19로부터 사람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면역반응을 유도하는지 연말까지 해답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