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은 다음달부터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가 시행되며 많은 시민들이 미뤄왔던 모임을 가지며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5일 “7월까지는 예방접종률이 충분하게 상승하는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조정이 되면서 중앙사고수습본부와 방대본 모두 비슷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각 지자체는 다음달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개편하고,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나 다중이용시설 운영시간 제한 등을 일부 완화하기로 했다.
1단계가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비수도권 지역은 사적모임에 대한 제한이 사라지고, 2단계가 적용될 수도권은 개편 초기 2주는 6명까지, 이후에는 8명까지 모임이 가능해진다.
이는 장기화된 거리두기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과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 전국민 약 30%에 대한 1차 접종으로 인한 감염 위험 감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마스크를 쓴 시민들. 박종민 기자하지만 코로나19 유행은 방역조치를 조이면 줄어들고, 풀면 늘어나는 양상을 반복해왔기 때문에, 이번 거리두기 개편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은 피하기 어렵다.
또 1차 예방접종률 30%만으로는 확실한 예방을 기대할 수 없다. 여기에 전파력이 영국 유래 알파형 변이보다 1.6배 높은 것으로 보고된 인도 유래 델타형 변이가 국내에서도 확산될 경우 유행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아직 국내 델타형 변이 유행 상황은 초기단계로 보이지만, 금세 우세종이 돼 전파를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상원 단장은 “방역조치는 국민의 생활과 국민 안전 사이에서 어느 정도 균형이 이뤄져야 된다”고 거리두기 개편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과도한 사회적 이완 분위기로 인해 안전하지 않은 수준에서 과도하게 접촉이 증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방역당국 입장에서는 거리두기 개편으로 인한 확진자 증가를 최대한 억제하며 11월 집단면역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 관건인데, 방역당국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방역수칙 준수와 무분별한 모임 자제를 당부했다. 또 정해진 순서에 따라 예방접종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예방접종 대응추진단 김기남 접종관리반장은 “전 세계적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증가세이고, 국내에서도 하루 수백 명대의 환자가 발생하는 등 감염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라며 “의심증상 시 즉시 검사받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주시고, 나의 건강과 모두의 안전을 위해 정해진 일정에 따라 예방접종을 받으시고, 예방접종을 받았더라도 실내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