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트로피네요.”
박인비(33)가 드디어 KIA 클래식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10번 출전해 준우승만 세 차례 기록했던 대회. 하지만 11번째 출전에서는 나흘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았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했다.
박인비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6609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 클래식에서 최종 14언더파 정상에 올랐다.
공동 2위 에이미 올슨, 렉시 톰슨(이상 미국)에 5타 차 앞선 완벽 우승이었다.
박인비는 “특별한 한 주였다”면서 “이 코스에서 잘 하고도 우승이 없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트로피를 봤다. 몇 번 우승을 놓쳤기에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우승해서 다행이고, 트로피를 컬렉션에 소장할 수 있게 됐다. 아름다운 트로피”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KIA 클래식에서 2010년과 2016년, 2019년 세 차례나 준우승했다. 특히 아비아라 골프클럽에서만 두 차례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박세리(44, 은퇴)가 보유한 한국 선수 최다 25승에 4승 차로 다가섰다. 또 LPGA 투어 통산 다승 부문에서도 LPGA 투어 창립자 고(故) 마릴린 스미스와 함께 공동 25위가 됐다.
박인비는 “LPGA 투어 창립자와 이름을 나란히 할 수 있어 큰 영광”이라면서 “박세리 프로는 한국의 모든 여자 골퍼들에게 LPGA 투어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후 많은 선수들이 LPGA 투어에 도전했고,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경쟁했다. 그 뒤를 따르는 것은 영광이다. 내가 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이후 3개월 만의 LPGA 투어 출전이자, 올해 네 번째 대회에서의 첫 출전이었다. ‘골프 여제’도 부담이 컸다.
박인비는 “항상 조금이라도 압박감을 느끼려고 한다. 대회에서 효과가 좋다. 그래야 너무 과한 자신감을 갖지 않는다. 자신감은 중요하지만, 과신은 다르다”면서 “21번을 우승해도 긴장이 된다. 다들 아직도 긴장하냐고 묻는다”고 웃었다.
오는 4월2일부터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이 열린다. 박인비는 2013년 월마트 아칸소 챔피언십 우승 후 바로 US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한 기억이 있다.
박인비는 “2013년 메이저 대회 우승하기 바로 전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면서 “다음 대회가 기대된다. 예전에 우승한 적이 있는 대회(2013년)다. 다시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