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의장, “트럼프가 요청해도 사임할 생각 전혀 없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이번의 금리인하는 미 대선 이후에 바로 실시된 금리인하로 정치적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 연준은 11월 7일 실시된 FOMC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5%에서 4.75%로 인하했다. 지난 9월 빅 컷(0.5%p↓) 단행 이후 이번은 베이비 컷(0.25%p↓)으로 연속 두번째 금리인하를 결정한 것이다.
금리인하 결정 배경에 대해 미 연준은 성명에서 현재 미국경제는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시장상황이 다소 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실업률은 낮은 수준이지만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인플레이션의 경우 목표치인 2%에 도달하기에는 아직까지 높은 수준인 것으로 연준은 평가했다.
이러한 미 연준의 경제상황 평가는 빅 컷을 단행했었던 지난 9월의 성명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당시 연준은 미국 경제는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일자리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인플레이션 목표치 2%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2%의 물가상승률에 다가가는데 연준은 더 큰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미 연준은 물가와 고용안정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어떻게 잡느냐가 문제인데,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금리를 높여야 하고, 낮은 실업률을 위해서는 금리를 낮춰야 한다. 그런 면에서 연준은 지난 9월 빅 컷을 단행할 정도로 강한 자신감을 보였지만, 이번 11월은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결정은 미 노동부에서 발표하는 CPI(소비자 물가지수)와 상무부에서 발표하는 PCE(개인 소비지출 물가상승률)를 사용한다. CPI보다는 PCE를 금리결정의 지표로 더 참고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현재 PCE가 2.1%까지 하락했다. 이는 헤드라인 물가상승률 수치고 더 중요한 것은 PCE 근원 물가상승률이다.
근원 물가상승률은 계절이나 자연환경 등 외부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는 물가상승률을 뜻한다. 외부요인에 영향을 받는 품목들은 농수산물이나 석유 등의 천연자원들이다. 이를 제외한 상품이나 서비스 등과 관련된 지표들이 근원 물가상승률 지표에 포함된다.
현재까지 미국의 PCE 근원 물가상승률은 2.6~2.7%를 유지하면서 아직까지 견고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CPI로도 봐도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은 2%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근원 물가상승률은 3.2~3.3%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원인으로 높은 임금상승률과 임대료를 꼽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 연준은 0.25%p 하락한 베이비 컷을 단행했고 9월보다는 신중한 태도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인의 실업문제 해결과 좀 더 많은 수출을 위해 금리인하를 찬성하는 입장에 서있다. 그리고 관세율을 올림으로써 수입을 제한하는 정책을 취할 것으로 강하게 예상되고 있다.
관세율을 높이면 높아진 관세율로 인해 수입물가가 오르며, 이는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관세율이 인상된다는 것은 해당 수입품을 구매하지 않는 효과가 더 크다고 전한다. 즉,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의도대로 수입을 막는 효과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관세가 올라가는 국면에서는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 효과가 크다는 의견이다.
이번의 금리인하결정은 연준 위원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한국의 기준금리는 3.25%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종전 1.75%p에서 1.50%p로 줄어들었다. 영국도 미국과 같은 날인 지난 7일 기준금리를 5%에서 4.75%로 인하했다.
심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