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인 이민자들 애환을 그린 영화 ‘미나리’가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리는 미국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당초 기대를 모은 배우 윤여정의 배우상 노미네이트는 불발됐다. ‘미나리’는 미국 제작사가 만들고 미국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번 외국어영화상 후보 지명 관련 논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는 3일(현지시간) 제78회 골든글로브 후보작(자)을 발표했다.
이번 후보작 명단에는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미나리’에서 할머니 순자 역을 맡은 윤여정 이름은 명단에 없었다. 앞서 윤여정은 미국 유수 영화제 배우상을 휩쓸면서 20관왕에 오른데다, 현지 매체에서 잇따라 아카데미 수상 예측을 내놨기에 이번 골든글로브 노미네이트 불발은 아쉬움을 더했다.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점도 논란거리로 남게 됐다. ‘미나리’는 ‘문라이트’ ‘노예 12년’ 등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을 만든 미국 제작사 플랜B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 국적 역시 미국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HFPA에서 ‘미나리’를 골든글로브 작품상이 아니라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분류했을 때 현지에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러한 분류는 ‘미나리’ 대사가 50% 이상 한국어라는 데 있다. 골든글로브는 ‘50% 이상 영어가 아닌 외국어를 사용할 경우 외국어영화로 분류한다’는 지침을 따른다.
당시 룰루 왕 감독은 SNS에 “나는 올해 ‘미나리’보다 더 미국적인 영화를 본 적이 없다”며 “우리는 영어를 사용해야 미국인이라고 정의하는 구식 규칙들을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현지 매체 베니티페어 편집자 프랭클린 레오나드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작품)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도 대부분 영어 대사가 아니지만 ‘미나리’와 같은 방식으로 분류되지 않았음을 잊지 말자”고, 감독 겸 제작자 필 로드 역시 “어리석을 결정”이라며 골든글로브 보이콧을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