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금리 상승, 달러약세
위안화 하락 압력 직면
헤셋 백악관 경제위원장, “무역협상에서 한국과 일본 우선순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125%의 관세율을 적용하겠다고 지난 9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상호관세는 그대로 유지하되, 협상 의사를 밝힌 국가에 대해 특정 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관세 유예대상 국가는 아직까지 명확히 발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유예 조치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이 세계 시장에 보여준 존중 부족을 근거로 즉시 125%로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8일 “중국이 미국에게 보복을 가한 것은 실수였다”며, “미국이 한 대 맞으면 중국은 더 세게 맞받아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 시진핑 주석과 다른 관리들이 무역을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에 연락하면 트럼프는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 대변인은 이어 “중국과 같이 보복을 결정하고 미국 노동자에 대한 학대를 두 배로 늘리기로 한 국가들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강철 같은 척추를 가지고 있으며, 그와 미국은 절대 부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도 이에 질세라 보복조치를 추가로 발표했다. 중국은 9일부터 미국산 제품에 대해 이전 발표한 34%보다 높은 84%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중국 재무부 현지시간 8일 이같이 밝혔다.
중국의 이같은 발표가 있은 후 미국 대형 은행의 주가는 개장 전 하락했고, 유가는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무라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인 팅 루는 “미국과 중국은 전례 없는 고비용 치킨 게임에 갇혀 있으며, 양측 모두 물러서지 않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통화는 관세로 인해 역외 위안화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하락 압력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중국의 한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중국 중앙은행이 주요 국유 은행들에 미국 달러 매입을 줄이도록 요청했으며 급격한 위안화 하락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또한 세계무역기구(WTO)에 “상황이 위험하게 확대되고 있다”면서 “중국은 미국의 관세 영향을 받는 회원국 중 하나로서 이 무모한 움직임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확고한 반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채금리도 상승 국면에 처해 있다. 전문가들은 미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국채를 일부 매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안전 자산이라고 불리는 달러도 다른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유럽 증시와 대부분의 아시아 증시도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와 같은 시장폭락 상황임에도 관세가 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인지에 대해, 이는 영구적이라며 다른 국가 지도자들에게 협상을 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주말 기자들에게 “우리는 중국이 우리에게 수출하는 것의 5분의 1을 수출한다”면서 “특정 국가와의 무역 적자를 보면 국가당 약 10억 달러 정도지만, 중국과는 1조 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기꺼이 거래할 의향이 있지만 이러한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무역대표부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상품 무역 적자는 2950억 달러 이상으로 무역 상대국들 중 가장 높았다. 이는 전년 대비 5.8% 증가한 수치로,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은 중국에서 애플 아이폰, 텔레비전, 의류 등 다양한 상품을 약 4400억 달러어치 수입했다. 반대로 미국의 대중국 수출은 2000억 달러를 약간 밑돌았으며 서비스, 원유, 대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무역 협상에서 한국과 일본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확인했다.
<심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