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멕시코에 대한 관세 한 달 간 유예하기로

사진: 9news

전 세계 증시 급락

미국이 멕시코에 대한 관세 25%를 한 달 동안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멕시코가 불법 마약, 특히 펜타닐의 유입을 막기 위해 1만 명의 국가방위군으로 남부 국경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면서 멕시코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일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번 합의에 멕시코로의 고성능 무기 밀매를 막기 위한 미국의 조치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 날 3일 전화통화로 이같은 결정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나라는 한 달간의 유예 기간을 이용해 추가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S&P 500 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1.7% 하락했는데, 이는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에 대한 우려로 아시아와 유럽 증시가 연일 연중 최대 낙폭을 기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U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3일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 비공식 정상회의에서 EU 정상들은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유럽은 반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면서도 이성적 해결과 협상을 촉구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EU가 상업적 이익에 공격을 받으면 이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필요한 경우 미국에 대한 자체 관세로 대응할 수 있지만 두 나라가 무역에 대한 합의를 찾는 것이 더 낫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EU의 최대 무역 및 투자 파트너다. 2023년 유로스타트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상품 무역에서 EU에 1558억 유로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서비스 무역에서 1104억 유로의 흑자로 상쇄했다.

유럽연합의 외교 정책 책임자인 카자 칼라스(Kaja Kallas)는 “무역 전쟁에서 승자는 없으며, 유럽과 미국 사이에 무역 전쟁이 발발한다면 한쪽에서 웃는 쪽은 중국”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무역전쟁 선언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도 요동치기 시작했다. 3일 도쿄 증시는 3% 가까이 급락했고, 중국 시장의 대리 거래로 여겨지는 호주 벤치마크 지수도 1.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도 독일의 DAX 지수가 1.8%, 프랑스의 CAC 지수가 1.9%, 영국의 FTSE 100 지수가 1.5% 각각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 위안화, 캐나다 달러, 멕시코 페소화 모두 달러화 강세에 밀려 하락했다. 캐나다와 멕시코가 미국 원유 수입의 주요 공급처인 가운데 미국 유가는 1% 이상 급등했고 휘발유 선물은 3% 가까이 상승했다.

<심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