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선언 1년을 맞은 11일(현지시간) 미국인 5명 중 1명이 친구나 친척을 코로나19로 잃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미국 성인 1천434명을 상대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여론 조사한 결과(오차범위는 ±3.4% 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19%가 코로나19로 가까운 친구나 친척이 사망했다고 답했다.
이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대유행을 선언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며,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 세계에서 1억1천800여만 명이 감염됐고 262만여 명이 숨졌다. 미국에선 2천900여만 명이 감염됐고 53만 명 가까이 사망했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1%는 자신이나 가족이 감염될까 봐 극도로 또는 매우 우려한다고 답했다. 이는 작년 12월과 올해 2월 조사의 43%에서 떨어진 수치다.
36%의 응답자는 다소 우려한다고 했다. 조사 대상의 33%는 많이 걱정하지 않는다거나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는데, 이는 2월 조사의 27%보다 올라갔다.
분석기관인 NORC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히 높지만, 백신 배포가 증가하면서 최근 몇 달 사이에 우려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전날 오전까지 미 전역에 1억2천700만 도스의 백신이 배포됐고, 약 9천600만 명이 최소 1번의 접종을 받았다.
미국은 모더나,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존슨앤드존슨(J&J) 등 3종의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5월 말까지 모든 미국 성인이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여기에 J&J 백신 1억 도스를 추가로 하반기에 들여올 예정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백신은 대유행 종료가 임박했다는 희망을 주지만 많은 변이가 여전히 미국에서 확산 중이고 감염 감소 추세도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대유행 대처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CBS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9∼10일 미국 성인 1천306명을 상대로 한 조사(오차범위는 ±3.3% 포인트)에서 응답자의 35%는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처를 아주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달 같은 조사에서보다 11%포인트 뛴 수치다.
응답자의 32%는 다소 잘 대처하고 있다고 답해, 전체적으로 미국민 3명 중 2명이 바이든의 대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사 대상의 47%는 백신 배포가 너무 느리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달 같은 조사에서 나온 61%보다 떨어진 수치다.
바이든 대통령의 전반적인 직무수행에 대해선 응답자의 60%가 매우 또는 다소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압도적인 다수인 83%는 의회가 또 다른 경기 부양법안을 처리하는 데 찬성 입장을 보였다. 하원은 전날 1조9천억 달러(약 2천140조 원) 규모의 초대형 코로나 구제안 입법 절차를 마무리했고, 바이든 대통령이 12일 서명하면 발효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밤 대유행 선언 1년을 맞아 대국민 연설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