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3자간에 값비싼 군비 경쟁을 피하고 싶다는 희망을 거듭 밝혔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저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게 될 군비 통제 협상에 대한 진전을 고대했다고 디어 부대변인이 말했다.
이러한 언급은 미·중간 갈등이 극한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기도 하다.
미·러 정상은 또한 세계 경제를 계속 재개해나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퇴치하기 위한 노력을 논의했으며, 중대한 양자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디어 부대변인이 전했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성명을 통해 양 정상이 국제적 평화와 안보 유지에 관한 러시아와 미국의 특별한 책무를 감안, 전략적 안정성과 군비 통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크렘린궁은 “이러한 맥락에서 그들(미·러 정상)은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 스타트·New START)을 포함, 관련 현안들에 대한 양자 협의의 타당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러는 지난달 22~23일 뉴스타트 연장 문제를 두고 회담을 진행했으나 합의를 하지 못한 상태이다.
뉴 스타트는 1991년 7월 미국과 옛 소련이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의 감축에 합의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스타트)의 뒤를 이은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 때 체결된 이 협정은 미국과 러시아가 배치하는 핵탄두 수를 각각 1천550기로 제한하는 내용이며 내년 2월 만료될 예정이다.
미국은 당초 지난달 회담 때 중국도 초청했지만, 중국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미·러 정상이 전화 통화를 한 것은 지난달 초 이후 한 달여만이라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특히 이번 통화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3개국이 러시아 정부가 후원하는 해커 집단이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와 관련한 연구 성과 탈취를 시도했다고 지난 16일 공동으로 문제를 제기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또한 양 정상의 통화는 러시아의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살해 사주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고 정치전문매체 더 힐이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러한 현안이 이날 통화에서 거론됐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더 힐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