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겠다며 소독용 알코올을 마신 이란인 수 백명이 무더기로 사망하거나 실명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키아누스 자한푸르 이란 보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지난 2월 20일 이후 2개월간 전국에서 5,011명이 소독용 알코올을 마셔 이 가운데 525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자한푸르 대변인은 또 “95명은 실명했고, 405명은 신장에 문제가 생겨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목적으로 소독용 알코올을 희석해 마셨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솔람호세인 에스마일리 이란 사법부 대변인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농도 알코올로 인한 사망자 수가 매우 많고, 예상 밖의 수준”이라며 “알코올 섭취는 코로나19 치료법이 아니고, 오히려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불법 술 제조업자들은 범죄 행위와 시민들에게 죽음과 피해를 입힌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이란인들이 소독용 알코올을 마시는 행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살균제 인체 주입’ 발언에 비견되는 무지한 발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미국의 각 주(州)에서는 실제 문의전화가 쇄도하기도 했다.
한편, 이란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점차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란 보건부는 27일 정오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991명 늘어난 9만1472명이라고 발표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1천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38일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