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백악관 경고받아..’권력 무제한 아냐’

사진: NBC news

일론 머스크가 연방 정부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백악관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머스크가 광범위한 권한을 가졌지만 백악관 비서실장 수지 와일스에게 보고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캠프의 한 관계자는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이러한 지시를 예상하지 못한 것 같다”며 “그러나 백악관 내에서는 그가 비서실장에게 보고해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머스크가 와일스를 백악관 내 리더로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와일스는 NBC 뉴스에 “머스크와 매우 생산적이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 효율성부(DOGE)’의 대변인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는 3일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DOGE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머스크가 특정 조치를 취하려면 백악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머스크는 우리가 동의하는 범위 내에서만 사람들을 해고할 수 있다”며 “그가 우리 승인 없이 행동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일반적인 백악관 직원들과는 다른 접근권을 가지고 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머스크와 트럼프는 정기적으로 전화 통화를 하며 상호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와 머스크 모두와 가까운 한 인사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유일하게 존중하는 사람이 바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가진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머스크의 급진적인 개혁과 빠른 행보는 일부에서 그가 사실상 ‘그림자 대통령’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알려졌다.

한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백악관 내 분위기는 1000% 머스크가 정부를 운영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해고된 한 계약직 연방 직원은 “머스크는 공식적인 선출 과정도 거치지 않았고 상원의 검증도 받지 않은 채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머스크는 법무부에서도 중요한 우군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임명한 워싱턴 D.C. 연방검찰청의 에드 마틴 임시 검사장은 3일 DOGE의 핵심 엔지니어들을 공개적으로 신상 털기한 이들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머스크는 즉각 X를 통해 “DOGE를 건드리지 마라”는 경고를 남겼다. <김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