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전쟁을 목도한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의 잠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미국산 무기 확보에 나섰다.로이터 통신은 17일(현지시간) 유럽 국가들이 미국산 무기 구매 목록을 들고 미 정부와 방산기업들을 접촉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유럽 국가들이 선호하는 미국제 무기는 드론, 미사일, 미사일 방어망 등이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이 이번 전쟁에서 동원했던 대공 미사일 ‘스팅어’와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등이 인기다. 이 무기들은 휴대용으로 우크라이나군이 압도적 군사력을 가진 러시아를 방어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벌써 계약이 성사 단계에 이른 것도 있다. 독일은 미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의 F-35 제트기 35대를 사들이는 계약을 거의 마무리했으며, 탄도미사일 방어망 구매도 타진 중이다.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한때 구 소련 영향에 있던 동유럽 국가들의 미국산 무기 획득 노력은 거의 사활적이다. 폴란드는 미국산 드론인 ‘리퍼’를 급히 구매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미국산 무기 확보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에서 우크라이나 향토방위대 소속의 한 대원이 NLAW 대전차 화기를 어깨에 메고 있는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연합뉴스
유럽 국가들은 이번 전쟁으로 신냉전이 촉발될 가능성에 대비해 국방비 지출 증대에 나섰다. 로이터는 독일, 스웨덴, 덴마크 등이 미국산 무기 시장의 ‘큰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독일은 앞으로 해마다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2％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고, 이탈리아도 2024년까지 국방비를 GDP 2%까지 증액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지난해 독일의 GDP 대비 국방비 지출은 1.53％, 이탈리아는 1.37%였다.
미 정부는 유럽에서 미국산 무기 수요가 치솟자 일찌감치 전담팀까지 꾸렸다. 미국산 무기를 외국에 판매하려면 미 당국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미 국방부의 한 고위급 당국자는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것을 지원하고 미국의 재고 물량을 신속하게 보충하고 있으며, 동맹국과 협력국의 줄어든 재고를 채우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후 승자는 미국의 군수업체들일 수 있다. 재블린을 공동 생산하는 록히드마틴 주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난달 24일 이후 8.3% 뛰었고, 스팅어를 만드는 레이시언은 3.9%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