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vs아시아나’ 경쟁체제 역사 속으로…’메가 캐리어’ 시대 개막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30년 간 이어져 온 대형항공사(FSC) 경쟁체제가 막을 내리고 글로벌 메가 캐리어(Global Mega Carrier) 시대가 열리게 됐다.공정위는 22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국제선과 국내선 일부 노선의 운수권과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결합을 최종 승인했다.

대한항공은 신규 항공사의 진입을 촉진하기 위한 공정위의 운수권·슬롯 반납 조치를 대부분 수용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공정위 결정을 수용하며, 향후 해외지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이번 인수합병으로 중복되는 노선은 모두 119개다.공정위는 심사 결과 국제선의 경우 양사 중복노선 총 65개 중 26개 노선, 국내선의 경우 양사 중복노선 총 22개 중 14개 노선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대한항공은 경쟁 제한성이 있는 26개 국제노선과 8개 국내노선을 대상으로 신규 항공사의 진입과 기존 항공사 증편 때 두 회사가 보유한 국내 공항(인천·김포·김해·제주공항) 슬롯을 반납해야 한다.

또한 조치대상 26개 국제노선 가운데 11개 노선에 대해 신규항공사 진입과 기존항공사 증편 때 운수권을 반납하도록 했다. 반납해야 하는 노선은 유럽 5개(프랑크푸르트·런던·파리·로마·이스탄불), 중국 4개(장자제·시안·선전·베이징) 기타 2개(시드니·자카르타)다.

공정위가 선별한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이후 경쟁 제한성 있는 노선.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앞으로 운수권 반납·이전 절차나 실제 이전될 운수권 개수, 이전 대상 항공사 등 운수권 이전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실제 신규 항공사 진입 신청 시점에 공정위가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결정한다.

경쟁 제한성 있는 노선에 신규 항공사가 집입할 기회가 열린 만큼 장거리 노선을 노리는 LCC들의 취항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사업성을 분석해 장거리 노선 취항을 준비 중이다.

티웨이항공은 런던, 파리, 스페인 등 주요 유럽 노선과 LA, 뉴욕 같은 북미까지 운항이 가능한  에어버스 A330-300기종을 순차 도입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최근 대형 항공사의 통합에 따른 향후 운수권 및 슬롯 재분배에 앞서 장거리 노선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티웨이항공 측은 장거리 기종에 대한 추가 도입 검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기재 도입과 더불어 김포공항발 국제선, 인도네시아, 몽골 노선 등 현재 보유 중인 B737-800 항공기로도 운항이 가능한 중단거리 노선 운수권 획득 준비도 지속할 계획이다.

중장거리 전문 항공사를 내세우고 있는 에어프레미아도 중형 기재인 보잉 787-9을 도입했다. 에어프레미아는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으로 반납되는 슬롯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에어프레미아는 올해 3대의 추가 기재 도입이 예정되어 있어 연내 총 4대의 보잉 787-9 기재를 보유할 계획이다. 23년에 7대, 24년에는 10대의 기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2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심사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브리핑룸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다만 10년간 슬롯과 운수권을 이전받을 항공사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완료한 통합항공사가 권리를 유지할 수 있다.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10년은 기업이 의사 결정을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기 때문에 만약 구조적 문제로 들어오지 않는다면 통합 항공사가 운수권과 슬롯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