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의 확진자 수가 일주일간 100명대 수준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광화문집회 때문에 코로나 재확산이 시작됐다는 주장은 허위”라며 정부의 방역대책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화문집회 마녀사냥 중단해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닷새 동안 8.15 광화문집회와 관련된 확진자는 단 한 명도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어 “확진자 관련 통계는 매일 0시 기준이므로 같은 달 18일까지는 광화문집회와 무관하다는 얘기가 된다”고도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박 의원에게 제공한 자료를 살펴보면, 8월 15일부터 18일까지 집회 관련 확진자 수가 0명으로 명시돼 있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수는 15일 59명, 16일 190명, 17일 70명, 18일 138명으로 확인됐다.
당시 전체 확진자는 15일 166명, 16일 279명, 17일 197명, 18일 246명으로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증감폭이 비슷하다. 이 기간동안 정부의 코로나 브리핑에서 광화문집회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발표는 없었다.
질병관리본부가 박대출 의원에게 제공한 사랑제일교회 및 8.15 광화문집회 확진자 수(위), 8월 13일부터 28일까지 일자별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자료=박대출 의원실 제공)◇”코로나 재확산, 광화문집회로 시작된 것 아니다”
박 의원은 8일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루전 게시글에 대해 설명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확진자 접촉후 48시간 이내 코로나 바이러스 검출 사례가 없었다”는 질본의 자료와 답변을 근거로 “광화문집회 때문에 코로나 재확산이 시작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주장이 ‘광화문집회가 코로나 재확산과 무관하다’로 연결되긴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 감염은 하루이틀만에 증상이 발생하지 않고 2주 이내의 잠복기를 거쳐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15일 광화문집회를 통한 대량 감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도 광화문집회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집회가 사랑제일교회와 함께 코로나 재확산에 기름을 부은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8월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사랑제일교회 확진자가 8.15 광화문집회에 참석한 것이 확인됐으며 집회 내 접촉에 의한 추가적인 감염확산이 매우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같은달 19일부터 광화문집회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했다. 확진자 수는 19일 10명, 20일 8명, 21일 53명, 22일 33명 등 지속적으로 발생했으며 8월 28일 기준 누적확진자 수는 294명으로 집계됐다. 이어 방대본은 9월 9일 기준 광화문집회 누적 확진자 수가 55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 수는 1167명이다.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이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8·15 광복절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이는 모습.(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로 코로나 재확산 증폭”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역사회에 만연화될 만한 상황이 7월말 8월중순까지 있었다. 그런데 (감염에)취약한곳인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에서 증폭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무증상자나 증상이 가벼운 사람들이 여러군데서 동시다발적으로 집단발병이 일어나 (코로나 재확산에)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전반적인 사회적거리두기가 느슨해진 측면이 있었고 감염에 가장 취약했던 두 곳을 통해서 (코로나 감염자 수가)훨씬 커진 것으로 해석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코로나 재확산은 지역사회 감염 등 다양한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기에 어느 한 곳에서 문제가 비롯됐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로 인해 코로나 감염자가 증폭된 것만은 분명하다.